정부, '6대 K-서비스' 육성해 신시장 개척…수출 돌파구 마련

정부가 콘텐츠, 헬스케어 등 서비스 산업의 해외 진출 활성화에 나선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GVC) 재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경제가 확대되며 새로운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기존에 상품교역에 치우쳤던 무역구조를 혁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서비스 수출은 일자리나 경제성장 측면에서 제조업 수출보다 효과적인 만큼 최근 부진한 한국 수출을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정부가 13일 비상경제회의를 거쳐 내놓은 'K-서비스 해외 진출 활성화 방안'에는 한류와 K-방역을 통해 높아진 국격을 바탕으로 서비스 산업의 GVC 진입을 확대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담겼다.

서비스산업 경쟁력 키워 5년 뒤 '10대 서비스 수출국' 된다
◇ 기업 애로 밀착 해소·자금 공급 확대
정부는 서비스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애로를 겪지 않도록 디지털 수출 플랫폼 구축, 자금 지원 확대, 트랙레코드(실적) 확보 등에 나선다.

우선 서비스 기업이 제조 기업과 비교해 차별을 느끼지 않도록 제조업 중심이던 정부 지원사업과 제도를 서비스 친화적으로 개선·보완한다.

구체적으로 정부의 수출지원 사업에서 매출, 수출액 등 지원 기준을 완화해 서비스 기업을 우대하고 서비스 분야를 신설하면서 지원 비율도 확대한다.

연구개발(R&D)의 경우 연구비의 인건비 사용범위를 제조업보다 확대하고 매칭 비중을 대폭 완화하는 등 '서비스기업 맞춤형 R&D 제도'를 마련할 방침이다.

B2B(기업 간 거래)·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서비스별로 온라인 수출지원 플랫폼을 구축한다.

B2C의 경우 시장조사, 현지 파트너 매칭, 현지 정책, 시장 피드백(반응) 등 온·오프라인 유통 플랫폼의 해외 진출 전 과정을 일괄 지원하며 B2B는 온라인상에서 전시·상담·물류·결제 등 수출 전 과정이 구현되는 'K-ICT 언택트 비즈니스 플랫폼'을 구축한다.

서비스 기업의 금융·투자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서비스 전용 무역금융상품을 강화하고 서비스 산업에 공급하는 자금 규모를 2023년까지 4조6천억원으로 확대한다.

서비스 기업이 트랙레코드가 없어 수출을 못 하는 사례가 없도록 공공수요 활용 기회를 확대하는 한편 해외 테스트베드 구축 비용을 지원한다.

해외시장, 규제, 지원제도 등 기관별 정보를 통합한 온라인 플랫폼 구축과 서비스 분야별 온라인 전시회 신설·상설화도 추진한다.

서비스산업 경쟁력 키워 5년 뒤 '10대 서비스 수출국' 된다
◇ 글로벌 경쟁력 높이고 인프라 보강
정부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연계를 확대해 서비스 기업의 GVC 진입을 촉진하기로 했다.

엔지니어링 등 중간재 서비스는 공공기관 대상 시범사업을 통해 해외 진출 토대를 마련하고, 최종재 서비스의 경우 주력 제조상품을 결합한 대형 프로젝트와 사업 모델을 발굴해 대·중소기업의 해외 동반 진출을 촉진한다.

K-서비스의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한류 콘텐츠 체험과 서비스 산업 홍보를 연계한 모꼬지 대한민국(10월), KCON(10월), 부처 합동 한류박람회(11월) 등 행사를 연달아 개최한다.

'민관합동 ODA(공적개발원조) 사업기획협의회'를 설립해 병원 건립과 같은 하드웨어와 서비스를 연계한 지원사업을 발굴하고 패키지 해외 진출을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창업 초기 단계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는 수출형 서비스벤처를 육성하고, 헬스케어·교육·물류 등 비대면 3대 핵심 서비스와 로봇·드론·3D프린팅·빅데이터 등 비대면 경제를 구현하는 핵심기술의 국제 표준을 선점한다.

제조업에 못지않은 수출 인프라도 구축한다.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해외 진출에 유리한 시장 여건을 조성하고 신남방·신북방 등 유망 시장에서 전략적·호혜적 협력 프로젝트를 발굴한다.

해외에서 지식재산권 애로 해소를 돕는 해외지식재산센터를 확대 개소하는 한편 안정적인 글로벌 물류망 구축을 위해 서비스 전문 무역상사를 육성할 계획이다.

외환거래 분석 등을 통해 서비스 무역통계를 구체화·정교화하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서비스산업 해외 진출 지원단'을 구성해 총력 지원에 나선다.

서비스산업 경쟁력 키워 5년 뒤 '10대 서비스 수출국' 된다
◇ 6대 K-서비스 집중 육성…"10대 수출 강국 도약"
정부는 시장성, 국내 경쟁력, 해외 진출 수요, 기회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집중적으로 육성할 6대 K-서비스 분야로 ▲ 콘텐츠 ▲ 의료·헬스케어 ▲ 에듀테크 ▲ 디지털서비스 ▲ 핀테크 ▲ 엔지니어링을 선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콘텐츠 수출은 96억달러로 가전(72억달러)을 추월했다.

게임업체 S사는 단일 게임만으로 지난해 약 4억1천만달러의 수출액을 달성하기도 했다.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은 최근 3년간 56건을 기록했고, 2018년 기준 바이오 서비스의 수출은 5억7천만달러로 2016년 대비 약 2배 성장했다.

에듀테크 기업의 해외 진출은 최근 5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높은 교육 수준과 정보기술(IT) 기술력을 바탕으로 맞춤형 학습, 외국어, 코딩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IT서비스, 패키지 소프트웨어(SW) 등을 아우르는 디지털 서비스의 수출액은 2018년 기준 76억3천만달러로 연평균 4.0%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핀테크의 경우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국내 기업 40개사가 해외에 진출했으며, 엔지니어링은 작년 해외수주(수출) 규모가 2015년과 비교해 2배로 성장했다.

정부 관계자는 "상품 중심의 무역구조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트렌드 변화와 기업의 수요를 반영한 전략 보강을 위해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며 "이를 통해 현재 16위인 서비스 수출국 순위를 2025년엔 10위권으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