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감소폭 4월 이후 축소
60세 이상 취업자 급증 영향
노인층 제외하면 부진 지속
제대로 된 일자리는 없고 … 코로나19로 인해 취업자 수가 5개월 연속 큰 폭으로 줄었다. 12일 구직자들이 서울 도화동 서울서부고용센터에서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바라보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제대로 된 일자리는 없고 … 코로나19로 인해 취업자 수가 5개월 연속 큰 폭으로 줄었다. 12일 구직자들이 서울 도화동 서울서부고용센터에서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바라보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지난달 실업자가 114만 명에 이르러 2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5월부터 석 달 연속 ‘외환위기 이후 최대’ 기록이 이어지고 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는 113만8000명이었다. 7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때인 1999년(147만6000명) 후 가장 많다. 작년 같은 달보다는 4만1000명 늘었다. 21년 만의 최고 실업률이 5월부터 석 달째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고용 충격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달 실업률(4.0%) 역시 7월 기준으로 1999년(6.7%) 후 가장 높았다.

일도 안 하고 구직 활동도 안 하는 ‘비경제활동인구’의 증가세는 더 빠르다. 7월 비경제활동인구는 1655만1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였다. 작년 동월보다 50만2000명 불어났다. 5월 55만5000명, 6월 54만2000명 등에 이어 50만 명 이상 증가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27만7000명 줄어든 2710만6000명이었다. 취업자는 올 3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이어지던 2009년 1~8월 이후 11년 만에 최장 기간 감소했다.
홍남기 "고용 개선은 팩트"라지만…노인 단기알바만 늘어났다
취업자 감소폭은 4월(47만6000명) 정점을 찍은 뒤 조금씩 축소되고 있다. 취업자 감소폭은 5월 39만2000명, 6월 35만2000명으로 30만 명대로 떨어진 뒤 7월엔 27만7000명까지 낮아졌다.

제대로 된 일자리는 없고 … 코로나19로 인해 취업자 수가 5개월 연속 큰 폭으로 줄었다. 12일 구직자들이 서울 도화동 서울서부고용센터에서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바라보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제대로 된 일자리는 없고 … 코로나19로 인해 취업자 수가 5개월 연속 큰 폭으로 줄었다. 12일 구직자들이 서울 도화동 서울서부고용센터에서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바라보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이런 점 때문에 정부는 “고용 상황이 여전히 어렵지만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5월부터 고용 상황이 매달 꾸준히 나아지고 있다는 점은 ‘팩트’”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이 다른 회원국에 비해 고용시장 악화 수준이 낮다고 진단했다”고 했다.
노인 공공일자리만 증가
하지만 이런 개선은 노인 일자리 증가에 상당 부분 의존한 것이어서 고용시장 전반이 좋아졌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60세 이상의 취업자 증가폭은 4월 27만4000명에서 지난달 37만9000명으로, 10만 명 이상 커졌다. 60세 이상 노인은 정부가 세금으로 인건비를 지원하는 ‘공공일자리’에 많이 종사하고 있다. 공공일자리는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다가 5월 이후 재개되면서 노인 일자리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반면 60세 이상을 제외한 계층의 취업자는 지난달 65만6000명 줄었다. 지난 5월(-69만4000명), 6월(-69만 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노인을 제외한 대부분 연령층은 고용 부진이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20대의 고용 사정은 되레 악화하고 있다. 20대 취업자 감소폭은 5월 13만4000명, 6월 15만1000명, 7월 16만5000명으로 커졌다. 상당수 민간 기업이 신규 채용을 미루고 있고, 청년이 많이 종사하는 아르바이트직은 취업자 감소가 심각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임시·일용근로자는 1년 전보다 43만9000명 줄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도 17만5000명 감소해 개인사업자의 어려움도 이어지고 있다.
고용 부진 장기간 계속될 듯
업종별로는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의 취업자 감소폭이 컸다. 지난달에 각각 22만5000명, 12만7000명 줄었다. 특히 숙박·음식점업은 6월(18만6000명)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대면 서비스에 대한 불안감이 많아서 숙박·음식점업 등의 고용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서비스업(-8만9000명), 제조업(-5만3000명), 건설업(-2만3000명) 등의 취업자 감소도 계속됐다.

반면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6만1000명), 운수·창고업(5만8000명),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4만4000명) 등은 증가했다.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은 공공일자리 재개, 운수·창고업은 비대면 배달 서비스 수요 확대 등의 영향이 컸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55만1000명으로 50만2000명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으로 분류된 사람은 231만9000명으로 22만5000명 늘었다. 역시 7월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정부는 올 3분기부터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고 하지만 개선 수준은 작을 것”이라며 “통상 고용 회복은 경기 회복 속도보다 더뎌 취업자 감소세가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집중 호우로 경기 개선 흐름이 꺾일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