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사들이 한방병원에 지급한 진료비가 4년 만에 4배로 불어났다. 과잉 한방진료가 보험료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에 따르면 2018년 한방병원에 지출된 자동차보험 진료비(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실적 기준)는 2990억원으로 2014년의 3.8배를 기록했다. 한의원의 자동차보험 진료비도 4년 새 2.3배로 불어난 4318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병원과 의원에서 지출된 진료비가 각각 3.2%, 3.1%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대비된다.

한방병원의 자동차보험 외래 진료비는 2014년 333억원에서 2018년 1365억원으로 급증했다. 정수원 책임전문위원은 “자동차보험 한방 진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 비중)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말했다.

똑같은 한방 진료라도 자동차보험사에 청구된 한방 진료비는 건강보험 한방 진료비보다 훨씬 비쌌다. 경추 염좌 환자의 외래 한방 진료비는 하루에 7만원으로 건강보험 치료를 받는 경우(3만1000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17년 80.8%, 2018년 85.9%, 2019년 91.4%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손해율이 80% 안팎을 넘으면 적자를 보는 구조로 알려져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