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세계적으로 급격한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한국 경제가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잘 극복하고 ‘V’자로 반등할 것이란 희망적 전망이 나오는 데 대해 경제원로들은 “지나친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소규모 개방경제 특성상 해외 추이를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국회 부의장을 지낸 홍재형 전 경제부총리는 “한국이 외국보다 경제가 나쁘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낙관보다는 비상한 경각심을 유지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수출 중심인 한국 경제 특성상 해외 경제가 회복되지 않으면 부진을 타개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백운찬 전 관세청장도 수출 의존형 경제의 한계에 대해 설명했다. 백 전 청장은 “한국은 수출입 의존도가 가장 큰 국가 중 하나”라며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수출입 부진 상황이 계속되면 쉽게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는 내년 경기를 전망하기엔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강 전 부총리는 “백신과 치료제가 나올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구체적인 성장률 숫자를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제 원로들은 불확실성이 높은 현 상황에서는 정부의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전 부총리는 “정부가 수출 자체를 늘리지는 못하겠지만 수출기업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