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가 비축 물량을 대거 풀고 유통업체와 손잡고 할인쿠폰을 지급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추와 무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부 비축 물량 등을 하루평균 50~100t씩 탄력적으로 방출한다고 10일 발표했다. 방출 대상은 정부가 보유한 배추(3100t)와 무(1500t), 농협 출하조절시설에 있는 배추(2600t) 등이다. 정부는 또 농가와 사전에 계약한 채소가격안정제 약정 물량을 조기 출하하기로 했다. 약정 물량은 배추와 무 각각 3만7000t, 4만4000t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배추 도매가격은 지난달 평년 대비 47% 오른 데 이어 이달 1~6일에도 27%나 급등해 포기당 3907원을 기록했다. 농식품부는 공급 불안 때문에 일시적으로 가격이 급등했다고 보고 비축 물량이 풀리면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을배추 재배 면적도 평년 대비 4% 증가해 김장배추 공급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농식품부는 기상 여건에 따라 작황 변동성이 큰 시설채소의 수급 현황을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얼갈이배추 상추 애호박 등은 집중호우로 공급이 줄어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얼갈이배추 도매가격은 4㎏에 1만5117원으로 평년 대비 51% 올랐다. 상추도 4만6126원으로 30% 상승했다. 정부는 가격이 오른 시설채소 구매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유통업체와 협력해 20% 할인쿠폰(최대 1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상추 얼갈이배추 청경채 오이 호박 등이 대상이다. 토마토 풋고추 가지 등은 농협 계약재배 물량을 활용해 조기 출하 형태로 가격을 안정시킬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집중호우로 축산물 피해도 있었지만 평년에 비해 사육마릿수가 증가해 축산물 공급 여력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농산물 가격 상승은 장마 지속으로 인한 일시적 수급 불안에 기인한 측면이 강하다”며 “2~3주 안에 공급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y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