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들과 '랜선 소통'한 최영무 사장
“오늘 승객 여러분을 최종 목적지로 안내할 기장 최영무입니다. 꼭 유튜버가 된 것 같네요.”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사진)이 모니터를 가득 채운 작년 입사 직원 164명을 향해 손가락 하트를 날리며 인사했다. 삼성화재가 입사 1년을 채운 직원들을 축하하기 위해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한 ‘최고경영자(CEO)와의 랜선 콘서트’에서다.

최 사장은 1987년 이 회사 전신인 안국화재에 공채로 입사해 CEO까지 오른 인물이다. ‘여행(여러분 행복하세요)’이라는 행사 콘셉트에 맞춰 기장을 자처한 최 사장은 실시간 댓글로 격의 없이 대화했다.

한 직원은 그에게 “신입사원 때와 15년차 때 각각 어떤 고민을 했느냐”고 물었다. 최 사장은 “신입사원 시절의 고민은 여러분과 비슷하게 영업관리자로서 매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었다”며 “15년차에는 내가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성장할 수 있을지 커리어패스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고 답했다.

5년 사귄 여자친구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았다는 직원에게는 이어령 교수 수필집의 한 구절로 조언을 대신했다. “‘사랑이 소멸됐다고 거짓 애정을 고백하기보다, 사랑이 소멸됐음을 고백하자’는 문구가 기억에 남네요.”

갈수록 심해지는 손해보험업계 경쟁을 어떻게 헤쳐나갈 계획이냐는 질문도 나왔다. 최 사장은 “업의 본질을 기반으로 디지털화를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수시장의 파이에는 한계가 있고, 시장지배력 싸움은 궁극적 해결책이 아니다”며 “시야를 넓혀 다른 회사가 할 수 없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최 사장은 “우리 회사를 이끌어갈 후배들을 잘 뽑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모두의 성공을 위해 나도 많이 돕겠다”고 응원했다. 박소정 삼성화재 감사파트 사원은 “랜선을 통한 만남이 오랫동안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