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으로 돈이 옮겨가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여전히 전체 가계자산 가운데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9일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전체 자산 가운데 70.35%가 부동산 자산으로 집계됐다. 2018년 69.89%에서 0.46%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2017년(69.39%)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되레 집값이 폭등하면서 자산 구조가 더욱 부동산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작년 기준 가구당 평균 자산은 4억3191만원이다. 이 가운데 부동산이 3억379만원에 달한다. 금융자산으로 분류돼 있는 전·월세 보증금(2697만원)을 포함하면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셈이다.

부동산 쏠림 현상은 ‘고령사회’로 접어든 다른 국가와 비교해봐도 두드러진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한국보다 고령사회에 먼저 진입한 미국, 영국, 호주와 비교한 결과 한국의 부동산 자산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