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성장 기틀 마련 배기은 前부회장 별세
배기은 전 효성그룹 부회장이 7일 새벽 향년 87세로 별세했다.

배 전 부회장은 효성그룹의 모태인 동양나이론 창립 멤버로 그룹 경영에 참여한 이후 섬유 분야뿐 아니라 화학·정보기술(IT)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효성그룹의 성장을 이끈 인물이다. 마산고와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엔지니어인 그는 제일모직에 처음 입사한 뒤 고(故) 만우 조홍제 창업주 회장을 따라 효성 창업에 참여했다. 그룹 출범 초기 각종 프로젝트를 담당했으며 30대 초반에 동양나이론 공장장까지 맡았다. 이어 1978년 동양나이론 사장, 1981년 효성중공업 사장, 1983년 동양염공 사장, 1989년 효성그룹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2014년까지 효성 사외이사를 맡았다.

울산공장 초대 공장장으로서 조석래 명예회장(당시 기획담당 상무)과 함께 효성그룹의 첫 생산기지인 울산공장 건립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등 효성그룹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1세대 경영인이다. 효성 관계자는 “고인은 1970년대 들어 섬유 사업 중심이던 효성을 화학, 중공업, 전자 부문으로 사업 다각화를 이끄는 등 효성을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영석 씨와 아들 종서, 딸 정선·민선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0일 오전 7시, 장지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해인사 미타원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