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선보인 '쿠팡이츠'
배달료·광고비 등 자금 공세

입점업체·라이더 흡수 급성장
배달통 제치고 업계 3위로 올라
김범석 쿠팡 대표

김범석 쿠팡 대표

“(로켓배송처럼) 적자를 감내하면서 덤비는 쿠팡이츠가 두렵다.”

배달앱 시장에 ‘쿠팡 포비아’가 확산하고 있다. 쿠팡(대표 김범석·사진)의 음식배달 앱인 ‘쿠팡이츠’가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하자 국내 배달시장 전체가 ‘이러다 쿠팡이츠에 따라잡히는 것 아니냐’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요기요·배달통으로 짜여진 ‘3강 구도’도 깨질 조짐이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지난 2월 처음으로 3위 배달통을 제치고 삼두 체제에 진입했다. 쿠팡이츠는 4월, 6월에도 그 자리를 지켰다.
손해 감수하고 시장 공략
쿠팡이 음식배달 시장에 진입한 건 지난해 4월. 초기엔 존재감이 없었다. 국내 음식배달 시장은 배민과 요기요, 배달통이 시장의 98% 가량을 장악하고 있다. 제 아무리 쿠팡이라고 해도 어찌해볼 수 없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e커머스 휩쓴 쿠팡 "다음 목표는 음식배달 1위"

쿠팡이츠는 지난해 10월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포인트는 결제 수수료와 배달료다. 결제 수수료의 경우 입점 점주에게 3개월간 결제 한 건당 수수료 1000원만 받는다. 2만원짜리 치킨 다섯 마리를 팔아도 결제 수수료는 1000원이다.

배민은 주문 한 건당 6.8%(오픈리스트 광고상품 이용자 기준)의 수수료를 받는다. 치킨집 점주가 2만원짜리 치킨 한 마리를 판매하면 수수료로 1300원 정도를 내야 된다. 만약 치킨 다섯 마리(10만원)를 팔면 수수료는 6800원으로 올라간다.

쿠팡이츠는 라이더(배달원)들에게도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라이더들에게 배달 건당 최소 5000원의 수수료를 주고 있다. 최근들어 장마철엔 건당 2만원대까지 올라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민 라이더의 건당 배달 수수료 3000~4000원과 비교가 안된다. 쿠팡이츠는 최대 2만원에 이르는 라이더 수수료의 대부분을 직접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다. 쿠팡이츠는 소비자들에게도 첫 주문 시 모든 매장에서 7000원을 할인해주는 등의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음식배달 시장에서의 인지도와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점주와 배달원, 소비자에게 막대한 돈을 뿌리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시장 3강 구도 ‘흔들’
쿠팡이츠는 지난 6월 서비스 지역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는 시점과 맞물려 배우 한소희를 내세워 대대적인 광고 공세를 펼치고 있다. 8월 들어선 서비스 지역을 성남, 용인 등 일부 경기 지역으로 확대했다. 배달업계 일각에선 서울 지역에서 쿠팡이츠의 점유율이 10% 정도까지 치고 올라왔다는 얘기도 나온다.

유통업계에선 지난해 적자 폭을 줄인 쿠팡이 신사업 투자 여력이 생기자 쿠팡이츠 키우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1조1279억원에 달했던 쿠팡의 영업손실은 지난해 7205억원으로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배달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배달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배민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결합 심사에 발목이 잡힌 것이 쿠팡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쿠팡으로선 본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할 절호의 타이밍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 배달업계 일각에선 배민이 공정위 결합심사를 앞두고 일부러 일부 시장을 내어주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 나온다.

한 배달업계 고위 관계자는 “음식배달 사업은 로켓배송을 내세워 국내 e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을 장악한 쿠팡이 기존에 쌓은 역량과 노하우를 적용해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며 “당분간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가격과 배송 우위 전략을 기반으로 공격적으로 시장을 장악해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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