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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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과학상이 ‘물리·수학’과 ‘화학·생명과학’ 등 두 개 분야로 나뉜다.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여론을 감안해 과학상을 확대 개편했다.

호암재단은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호암상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호암상을 총 6개 분야로 나눠 시상한다는 것이 골자다. 공학상, 의학상, 예술상, 사회봉사상에 과학상 물리·수학부문과 화학·생명과학부문이 더해진다. 수상자들에게는 상장과 메달, 3억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과학상 분리 시상으로 전체 상금이 15억원에서 18억원으로 늘어난다.

과학상의 확대 개편의 배경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있다는 것이 재단 측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공학이나 의학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과학상을 두 분야로 나눠 시상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부회장은 호암상이 제정 취지에 따라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후원 활동을 벌여왔다.

호암재단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제안을 받고 역대 호암상 수상자와 호암상 심사위원, 호암상 위원, 노벨상 수상자 등 국내외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시상 방향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기초과학 분야를 더 배려하는 호암상 시상 확대 제안은 이 부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동행철학’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 삼성 안팎의 설명이다. 삼성이 미래를 만드는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가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게 동행철학의 핵심이다.

삼성엔 호암상 외에도 기초과학 분야를 지원하는 제도들이 다양하다. 2013년부터는 물리와 수학 등 기초과학 분야의 혁신적인 연구를 직접 지원하는 미래기술육성사업도 볼이고 있다. 삼성은 지금까지 601개 과제에 총 7713억원을 지원했다.

산학협력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삼성은 국내 대학들의 미래 기술과 인재 양성을 위해 올해 산학협력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호암상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湖巖) 이병철 회장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0년 이건의 삼성 회장이 제정했다. 올해 총 30회 시상까지 총 152명의 수상자가 나왔다. 상금 규모가 상당한데다 경쟁도 치열하고 상금 규모도 커 ‘한국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