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도 앱에서 우리은행 영업점의 대기 번호표를 미리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은행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뿐만 아니라 대기 인원까지 확인 가능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금융회사와 빅테크(대형 핀테크 업체) 사이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은행들은 ‘플랫폼 효과’를 얻기 위해 네이버와의 부분 협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네이버와 제휴를 맺고 네이버 지도에 우리은행 영업점 모바일 번호표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3일 밝혔다. 모바일 네이버에서 우리은행을 검색하면 서울 수도권 주요 영업점의 실시간 대기 인원 정보를 볼 수 있다. 연결된 우리은행 안내 페이지에 들어가 영업점 방문 전에 번호표도 발급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오픈 API(데이터와 서비스를 제3자와 공유하는 기술)를 통해 실시간으로 네이버에 고객 정보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이 네이버와 손잡은 것은 ‘플랫폼 효과’를 기대해서다. 대부분 은행 이용자는 은행 전용 홈페이지나 앱보다 대형 포털을 통한 서비스 접근을 편리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다른 대형 은행들도 잇달아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신상품, 서비스 개발 등에서 협업을 늘리고 있다.

인공지능(AI) 분야 협력이 대표적이다. 국민은행은 네이버의 AI 기술을 활용한 금융 전용 스피커를 개발하고 있다. 은행 이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계좌이체, 송금 등 금융 활동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신한은행은 네이버 AI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센터 업무를 자율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농협은행도 네이버 플랫폼을 활용한 금융 클라우드 활성화 협약을 맺었다.

하나은행은 네이버 라인과 합작사를 설립해 인도네시아 디지털뱅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