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12개 계열사들은 임직원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업무지원로봇’을 도입했다. 사진은 LG가 지난 1월 ‘CES 2020’에서 공개한 식당운영 로봇 ‘클로이’.  LG 제공
LG 12개 계열사들은 임직원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업무지원로봇’을 도입했다. 사진은 LG가 지난 1월 ‘CES 2020’에서 공개한 식당운영 로봇 ‘클로이’. LG 제공
LG는 고객가치 창출의 핵심 수단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가속화를 통해 미래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객의 마음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급변하는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IT 시스템 90% 클라우드 전환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는 DX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제품·서비스 및 생산 공정 등 경영 활동 전반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DX 인재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LG인화원에 ‘LG 인공지능(AI) 마스터 양성 과정’을 신설해 100명의 AI 전문가를 육성하고 있다. 작년엔 AI, 빅데이터 전문 인재 육성을 위해 LG인화원에 ‘디지털테크대학’을 설립했다.

정보기술(IT) 시스템 전환 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계열사 IT 시스템을 올해 50% 이상, 2023년까지 90% 이상 클라우드로 전환할 예정이다. 또 경영활동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원활한 생성·축적·공유를 위한 주요 소프트웨어 표준을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손쉽고 빠르게 AI를 활용할 수 있는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의 그룹 통합 AI 개발 인프라를 구축하기도 했다.

로봇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 12개 계열사가 ‘업무 지원 로봇’을 도입해 실적 보고 등 단순반복 업무를 맡기고, 임직원은 더 가치 있는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사내에 도입한 AI 챗봇이 임직원들에게 회사의 공통 업무나 각종 사내 제도에 대해 알려주고, 회의실도 예약해 준다.

가전제품 고장 사전에 발견해 통보

LG 계열사들은 DX 적용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혁신하고 연구개발(R&D), 생산 등 경영 전반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기반의 AI 기술을 활용해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제품을 관리하는 서비스인 ‘프로액티브 서비스’를 시작했다.

에어컨 등 가전 내부에 장착된 센서들이 제품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무선인터넷을 통해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보낸다. 그러면 서버가 제품 상태를 파악해 최적으로 관리해주고 예상되는 고장을 사전에 감지해 LG 씽큐(LG ThinQ) 앱, 이메일 문자 등을 통해 알려주는 방식이다. 세탁기의 경우 수평에 맞게 설치됐는지, 통세척은 언제 해야 하는지 등을 안내해준다.

AI로 연구개발 시간 단축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패널 설계 등의 과정을 AI 기반으로 최적화해 관리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기존엔 시뮬레이션을 통해 조정해온 다양한 변수를 AI 기반으로 관리해 연구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했다.

LG화학은 그린바이오 분야의 특허 및 논문 등에서 주요 키워드를 빠르고 정확하게 추출하는 AI 모델링에 성공했다. 지난달 29일엔 서울대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산학협력센터’ 구축을 위한 협약식을 열었다.

구광모 LG 회장의 DX에 대한 관심도 크다. 구 회장은 지난 5월 출범 2년을 맞은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그룹 차원의 DX 및 AI 추진 전략과 현황을 살펴봤다. 지난해 9월 사장단 워크숍에서 구 회장은 “DX는 더 나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수단이자 우리의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해 꼭 필요한 변화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