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위니아그룹의 자회사인 위니아대우가 ‘대우’ 옷을 벗고 독립에 나선다. 최근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위니아대우 간 상표권 계약 해지에 따라 해외에서의 대우 브랜드 사용이 종료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대우 브랜드 사용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위니아대우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 모두 대우 브랜드 사용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외에서 대우 브랜드를 쓰지 못하면 국내에서도 대우 브랜드 사용이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니아대우 매출의 75%가 해외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모든 가전제품을 딤채 브랜드로 통합하거나 위니아대우를 위니아 또는 클라쎄로 바꾸는 등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판점 등 주요 가전 매장에서는 이미 대우 브랜드를 내렸다. 위니아대우는 대유위니아그룹이 옛 대우전자를 DB로부터 인수한 뒤 사명을 변경한 회사다. 대유위니아그룹은 위니아딤채와 위니아대우를 각각 자회사로 두고 있다.

대우의 국내 상표권은 위니아대우 등 옛 대우 계열사 8곳이, 해외 상표권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갖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전신이 (주)대우 무역부문이었기 때문이다. 위니아대우는 2003년부터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상표권 사용 계약을 맺고 국내외에서 모두 자사 제품에 대우 브랜드를 달고 판매해왔다. 하지만 2018년 사용료를 놓고 갈등이 벌어지면서 법정공방을 벌여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브랜드 최소 사용료를 18억원에서 35억원으로 인상하겠다고 하자 위니아대우는 이에 반발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측은 위니아대우가 매출기록을 허위로 제출했기 때문에 최소사용료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니아대우는 해외 사업장 회계기준이 국내와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지난 3월 위니아대우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다른 업체와 상표권 사용 계약을 맺지 않게 해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하면서 신경전을 벌였다.

양측이 맺은 브랜드 사용 계약은 지난 6월 말 만료돼 위니아대우는 이미 생산한 재고분에 한해 올해 말까지 대우 브랜드를 쓸 수 있다. 내년 1월부터는 재고분이어도 대우 브랜드를 달고 해외에서 판매할 수 없다. 사실상 계약이 해지되면서 대우 브랜드의 해외 사용권은 시장에 나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다수의 업체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 가전업체들이 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터키, 중국 등 업체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외 기업이 대우 브랜드를 달면 외국 소비자는 한국 가전으로 착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