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D램 고정거래가격이 5% 이상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버·PC 제조 업체들의 재고 증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감소 등이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31일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 범용 D램인 ‘DDR4 8Gb(기가비트) 1Gx8 2133MHz’의 7월 고정거래가는 전달보다 5.44% 떨어진 3.13달러를 기록했다. D램 고정거래가가 하락한 건 2019년 10월(-4.42%) 이후 9개월 만이다.

D램 고정價 5%↓…"수요 꾸준해 조정 길지 않을 듯"
고정거래가는 기업들이 D램을 대량으로 거래할 때 활용하는 ‘계약가격’이다. D램 고정거래가는 올 상반기 17.8% 상승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경제 활성화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데이터센터용 ‘서버 D램’ 구매를 늘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고가 쌓인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최근 구매를 자제하면서 7월 들어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는 것도 고정거래가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반도체 전문 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이날 가격 분석 보고서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가 영향을 미치며 D램값이 하락했고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업체들의 하반기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반도체 업체들은 ‘조정국면이 길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반기 스마트폰·게임기 업체들의 반도체 구매가 늘고, 서버용 D램 구매도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 23일 열린 2분기 콘퍼런스콜(전화 실적설명회)에서 “하반기 가격이 하락 기간이 짧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30일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엔 모바일과 그래픽처리용 D램 중심으로 업체들의 구매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