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0%대로 내려갔다. 신용대출도 처음 2%대로 하락하는 등 은행의 예금·대출금리가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냈다.

은행 예금금리 사상 첫 0%대로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2020년 6월중 금융회사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지난 6월 은행의 저축성수신금리(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0.89%로 전달에 비해 0.18%포인트 하락했다. 현금 1억원을 은행 예금에 1년 동안 묻어둘 경우 이자소득세(세율 15.4%)를 떼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이 평균 75만2940원(월 6만2700원)에 불과할 정도로 금리가 낮아진 것이다.

0%대 금리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6년 1월 이후 처음이다. 5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연 0.5%까지 내린 탓이다.

상품별로는 정기예금 금리가 연 0.88%로 전달에 비해 0.19%포인트 하락했다. 정기적금 금리는 연 1.23%로 0.14%포인트 떨어졌다. 모두 역대 최저다.

6월 은행의 대출금리는 전달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한 연 2.72%로 역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상품별로 보면 기업대출 금리가 0.08%포인트 내린 연 2.75%였고, 가계대출 금리는 0.14%포인트 내린 연 2.67%였다. 역시 모두 사상 최저였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도 0.4%포인트 하락한 연 2.93%로 사상 처음 2%대에 진입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금리가 2%대로 떨어진 것은 주택거래를 위한 신용대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말했다. 주택거래를 위해 대출을 받는 사람들의 신용도가 다른 용도로 대출받는 사람들보다 일반적으로 높아 전체 신용대출 금리를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0.03%포인트 내린 연 2.49%였다. 역대 최저치인 지난해 12월(연 2.45%)보다는 높았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