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4개 분할사 중 복수노조 들어선 로보틱스만 임단협 속도
현대로보틱스 새 노조, 성과금 합의…현대重 교섭은 하세월
현대중공업그룹사인 현대로보틱스 노동조합이 2019년 성과금 선지급에 합의했다.

금속노조 산하 기존 노조에 대한 대안으로 탄생한 새 노조가 임금교섭에 속도를 내는 것이어서 다른 현대중공업그룹사 노사 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보틱스 노조는 최근 사측과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약 관련 성과금 377% 선지급에 합의했다고 30일 밝혔다.

현대로보틱스 노조는 상급 단체가 없는 단일 노조(기업별 노조)로 지난달 15일 설립됐으며 전체 노조 가입 대상자 140명가량 중 127명이 가입해 이달 24일 대표 노조 자격을 얻어 사측과 임단협 교섭을 진행해왔다.

현대로보틱스 노조는 성과금 지급 합의에 이어 지난해 교섭과 올해 교섭을 병행해 진행하기로 사측과 합의하고 지난 29일 상견례를 하면서 교섭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반면,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나머지 그룹사 임금교섭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금속노조 산하 현대중공업 노조는 2017년 4월 회사가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지주)로 분할한 이후에도 '4사 1노조' 원칙에 따라, 각 분할사 조합원 모두 현대중공업 노조 소속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 사업장에서 임금교섭안이 합의돼도 전체 사업장 교섭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타결이 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됐다.

현대로보틱스 새 노조, 성과금 합의…현대重 교섭은 하세월
특히, '형님' 격인 현대중공업 교섭이 전체 분할사를 끌고 가는 형태인데,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임금교섭을 1년 2개월이 넘도록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최근까지 62차례 만났으나 지난해 5월 회사 법인분할(물적분할) 주주총회를 두고 벌어진 노조 파업과 조합원 징계, 노조 대상 손해배상소송 등 해결 방안을 놓고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휴가 전 합의에 실패한 상황이다.

휴가 이후에도 교섭 성과를 장담하기 쉽지 않고, 올해 임단협은 상견례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로보틱스에 복수노조가 생기고, 새 노조가 대표 자격을 얻어 교섭에 성과를 내면서 기존 '4사 1노조' 체계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현대중공업 임금 교섭이 장기화하면서 조합원 내부 불만이 쌓이고 현장조직에서도 현 집행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라서 새 노조 교섭 성과가 대비된다"며 "다만, 분할사 모두 주요 사업장이 울산인데, 로보틱스만 대구이고, 조합원 수도 상대적으로 적어 다른 사업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