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1200명을 넘어서는등 환자수가 폭증하고 있다.일본 정부는 여행을 장려하면서 외출 자제도 함께 요청하고 있어 여당 내부에서조차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는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 방역과 경제활동 재개를 병행하는 나라가 늘면서 전세계 코로나19 누적 환자수는 1700만명을 넘어섰다.

도쿄도는 30일 하루 동안 367명의 코로나19 환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366명을 넘어 또다시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누적 확진자수는 1만1861명으로 불과 한 달만에 두배 가까이 늘었다. 전국적으로도 29일 126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일일 감염자가 1000명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도쿄에 집중됐던 감염자가 지방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오사카에서 22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처음 200명을 넘었고, 아이치(167명)과 오키나와(44명)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유일의 ‘코로나 청정지역’이었던 이와테에서도 처음으로 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현실화하고 있는데도 일본 정부는 국내 여행 비용의 최대 절반을 정부가 지원하는 ‘고투 트래블(Go To Travel)’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경제 살리기에 나서면서 코로나 방역을 소홀히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확진자가 급증하고 일본 정부는 기업에 근로자의 70% 이상에 대해 재택근무를 실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도쿄도는 다음달 3일부터 약 한 달간 모든 음식점과 가라오케에 영업시간 단축운영을 요청하기로 했다.

일본에 이어 중국 베트남 호주 등 그동안 코로나 확산에 잘 대처한 것으로 평가받던 국가에서도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9일 105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호주는 723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달동안 현지 감염 ‘0명’을 유지하던 베트남에서는 지난 25일 다낭에서 확진자 1명이 보고된 후 호찌민과 하노이 등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통계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718만9754명이다. 최근들어 나흘마다 100만명씩 증가하고 있다. 누적 확진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456만8037명)이다. 브라질(255만5518명), 인도(158만4384명), 러시아(82만8990명)가 뒤를 이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박상용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