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가전 인기에도…大·多 '틈새시장' 뜬다
소형 가전이 꾸준한 인기를 모으는 가운데 4~6인 가구를 타깃으로 하는 대용량·다용도 가전이 생활가전업계의 ‘틈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생활가전업계에 따르면 쿠쿠, 신일, 쿠첸 등이 다인용 가구에 걸맞은 식기건조기, 제습기, 조리가전을 줄줄이 출시하고 있다.

쿠쿠가 이달 초 출시한 식기건조기(사진)는 최대 6인이 사용할 수 있는 40L의 대용량 크기다. 4단계 건조코스 기능을 탑재해 60~80도의 고온 열풍으로 식기에 묻은 물기를 말끔히 제거할 수 있다. 쿠쿠 관계자는 “대용량이지만 10만원대 초·중반으로 출시해 가격 부담을 낮췄다”고 말했다.

신일이 지난달 말 선보인 대용량 제습기는 23L짜리다. 생수병(500mL) 45개 분량의 습기를 빨아들이는 효과가 있다.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으로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의 혜택을 받는 모델이다. 신일 관계자는 “최근 장마철을 맞아 제습기를 찾는 고객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대용량 제품 수요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1인 가구의 필수품’으로 불리는 에어프라이어도 대용량 시대가 열렸다. 키첸은 한 번에 닭 세 마리까지 조리할 수 있는 6L짜리 에어프라이어를 최근 내놨다. 1인 가구에서 흔하게 쓰는 2~3L짜리에 비해 2~3배가 큰 셈이다. 단가 자체가 높아 판매량 대비 매출 기여도가 높은 게 이들 제품군의 특징이다.

다인 가구를 타깃으로 하는 다용도 가전도 꾸준하게 제품군이 늘어나는 추세다. 쿠첸은 10가지 이상의 조리 방식을 지원하는 ‘플렉스쿡’을 지난 28일 내놨다. 찜·국·볶음 등의 멀티쿠킹 기능뿐 아니라 갈기, 반죽하기, 다지기, 발효하기, 휘핑하기 등 주방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기능을 지원한다. 동시에 120가지 요리 레시피가 내장돼 있다.

공기청정기 시장에서는 기업 등에 납품하는 업소용 대용량 제품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웨이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 상반기 대용량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했다.

생활가전업계 관계자는 “1~2인용 제품이 최근 2~3년 사이 주목받는 시장으로 떠올랐지만 여전히 업계 주력시장은 4인 가구를 기준으로 한다”며 “최대 6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용량 시장 역시 꾸준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