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세제 혜택을 약속한 미국 텍사스주에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텍사스 주지사는 “테슬라가 성공할 수 있는 기업 환경을 마련했다”고 화답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발표를 하면서 차기 생산공장을 텍사스주 오스틴에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공장 부지는 2000에이커(약 800만㎡)로 오스틴 시내에서 차로 15분 거리인 콜로라도강 인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가팩토리 텍사스’라는 이름이 붙은 이 공장에선 북미 동부지역에 공급되는 모델3와 모델Y, 세미트럭 등을 생산하게 된다. 공장은 친환경적으로 지어지며 대중에도 공개될 예정이다. 머스크는 “공장은 ‘생태 낙원’일 만큼 친환경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라며 “텍사스 사람들은 공장 인근 산책로에서 하이킹을 하고 자전거를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유일한 미국 내 생산시설이었던 캘리포니아주 프리먼트 공장은 계속 가동된다. 머스크는 “전세계에 공급되는 모델S와 모델X를 비롯해 북미 지역을 위한 모델3, 모델Y 등은 캘리포니아 공장에서 담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텍사스주 트래비스 카운티는 이달 초 테슬라에 1470만달러 상당의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기로 의결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테슬라가 혁신하고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텍사스에 구축했다”면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애벗 주지사는 이어 “신규 자동차 공장은 수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테슬라의 투자가 텍사스에 가져올 엄청난 경제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머스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봉쇄령 때문에 기존 공장이 있는 캘리포니아주 앨러미더 카운티가 공장 재가동을 막자 “본사를 캘리포니아가 아니라 텍사스나 네바나 등 다른 주로 옮기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텍사스는 주 법인세와 개인소득세가 없는 데다 환경 등 각종 규제가 다른 주보다 느슨한 편이다.

이날 실적발표에서 테슬라는 4개 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냈다.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당기 주당순익이 2.18달러로 시장 예상 0.03달러를 크게 웃돌았고 이익은 1억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창업 17년 만에 처음으로 꼬박 1년 내내 순이익을 내면서 뉴욕증시의 간판 지수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지수 편입 조건을 갖추게 됐다. 실제 편입으로 이어진다면 “자동차 업계에서 테슬라의 독보적 행보에 최정점이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평가했다.

물론 1년간 순이익을 냈다고 자동적으로 S&P에 편입되는 것은 아니며 8명으로 구성된 관련 위원회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4분기 연속 순이익을 비롯해 시가총액이 82억달러 이상,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을 것 등을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테슬라는 모든 조건을 갖췄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테슬라가 S&P500에 들어간다면 신생 합류기업 규모 가운데 역대 최대가 된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6% 넘게 올랐다. 테슬라는 전장 대비 5.37% 오른 1677.88달러를 기록했다. 정규장 마감 이후 나온 실적 발표에 주가는 6% 넘게 오르기도 했다. 정규장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5% 상승 마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