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주식시장 활성화" 거듭 강조
공매도 금지 해제 앞두고 우려 커져
개미들 "세제 개편보다 제도 개선 선행돼야"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금융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세수 감소를 다소 감수하더라도 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건전한 투자를 응원하는 등 투자 의욕을 살리는 방안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금융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세수 감소를 다소 감수하더라도 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건전한 투자를 응원하는 등 투자 의욕을 살리는 방안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금융세제 개편안의 핵심은 주식 시장의 활성화"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주식 시장을 떠받쳐온 개인 투자자를 응원하며 투자 열풍을 이어가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2일 '금융투자 활성화를 위한 금융세제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소득 양도세 공제 한도를 높이고, 증권거래세 보완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펀드 기본공제와 관련된 내용도 예상된다.

금융세제 개편을 두고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매도 금지 등 개인 투자자를 보호할 제도 개선 없이 세금만 더 걷겠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文, 금융세제 개편안 단속…"개인 투자자 응원해야"
문 대통령은 금융세제 개편안 관련해 '개인 투자자 응원'을 두 차례나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금융세제 개편안이 주식 시장을 위축시키거나 개인 투자자의 의욕을 꺾어서는 안 된다"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주식 시장을 떠받쳐온 개인 투자자를 응원하고 주식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목적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발언도 비슷했다. 문 대통령은 "금융세제 개편안의 핵심은 우리 주식 시장의 활성화에 있다"며 "세수 감소를 다소 감수하더라도 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건전한 투자를 응원하는 등 투자 의욕을 살리는 방안이 돼야 한다"고 했다.
세제개편안 22일 발표…개미들 "공매도 조치가 먼저" [금융레이더]

정부는 금융세제 개편안 발표에 앞서 지난달 25일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을 공개했다. 2022년부터 금융투자소득세를 신설해 적용하고, 소액주주도 2023년부터 주식 투자로 번 돈이 2000만원을 넘으면 차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한다는 등의 안을 내놨다.

증권거래세의 단계적 인하와 금융상품 손익통산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주식 시장이 활기를 띌 때 증세를 한다는 점에서 정부가 찬물을 끼얹는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많았다. 이중과세, 과세 편의적 원천징수 등의 지적도 나왔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친 만큼 22일 양도차익 과세 기준선을 높이거나 증권거래세를 폐지하는 개편안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과세 기준선 상향, 증권거래세 폐지 등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펀드 등에 대한 기본공제, 손실이월공제 기간 연장도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미들 '금융세제 개편안' 중단돼야…"공매도 개선이 먼저"
개인 투자자들은 정부가 금융세제 개편안을 발표하기 전에 자본 시장의 불공정성을 만드는 공매도 등에 대한 제도 개선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개인 투자자 권익보호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의 정의정 대표는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금융세제 개편안을 뜯어보면 어떤 경우에도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세금은 줄어드는 반면 개인 투자자들의 증세는 확실한 상황"이라며 "동일한 시장에서 누군가는 이득을 보고, 누군가는 손해를 보는 금융세제 개편안은 평등권을 위배한다"고 주장했다.
세제개편안 22일 발표…개미들 "공매도 조치가 먼저" [금융레이더]

이어 "동학개미에 의해 국내 주식시장이 지탱되고 있는 시점에서 세금으로 찬물을 끼얹으려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개인 투자자들을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공매도 등을 제어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하는 무차입 공매도는 우리나라에서 불법이다. 그러나 처벌 수위가 낮고 적발이 어려워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감독원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무차입 공매도로 적발한 금융사는 101곳이었다. 이 가운데 45곳에만 총 86억7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나머지 56곳에는 주의 처분만 내려져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국장도 공매도 관련 보완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차입 공매도를 효과적으로 적발할 시스템이 도입되고 처벌 규제를 강화하는 게 개인 투자자들을 보호하고 국내 주식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이란 판단이다.

권 국장은 "금융세제 개편안의 기본적인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무차입 공매도 등 불법 행위에 대한 제도 개선이 선행되지 않은 부분은 아쉽다"며 "공매도 금지 해제를 앞두고 투매 현상이 일어나 주가가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계속되는 만큼 개인 투자자의 불안을 잠재울 보완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오는 9월15일로 종료되는 공매도 금지 조치를 연장하거나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처벌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공매도 금지가 해제되더라도, 주가가 급락하지 않는다는 신뢰를 정부가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진우/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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