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에 멈춰선 대한항공 항공기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에 멈춰선 대한항공 항공기들.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오는 9월부터 빈 여객기의 좌석을 떼어내고 화물을 싣는다. 비용 절감을 위해 일부 해외 지역본부도 폐쇄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여객 수요 회복이 더뎌지자 본격적인 사업구조 개편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보잉 777-300ER 여객기(291석) 2대의 좌석을 뜯고 화물을 싣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객기의 좌석이 있던 자리에 방역용품, 반도체 등을 실으면 최소 10t 이상의 화물을 더 적재할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법률적 검토와 국토교통부 승인을 거쳐 9월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엔 화물 운송량을 늘리기 위해 빈 여객기의 좌석에 짐을 실을 수 있는 특별 포장 장치를 설치했다.

대한항공이 화물사업에 집중하기로 한 건 여객 수요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13~19일) 대한항공의 국제선 여객은 1만774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8만6485명)에 비해 95.4% 줄어들었다. 반면 화물은 외국 항공사들의 여객기 운항 중단 등 공급 부족으로 인해 운임이 2~3배 뛰면서 항공사 실적의 '버팀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이 화물 사업의 선방 덕분에 올 2분기 '깜짝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비용 절감을 위해 유럽 및 동남아 지역본부도 오는 9월부터 없애기로 했다. 대신 한국 본사에 글로벌 영업지원 조직과 24시간 여객 운송 지원센터를 신설해 각 지점과 직접 소통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경영 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직 슬림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