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테이프 첫 개발한 동기바르네 "종합 소비재 기업 변신"
볼펜으로 써서 지우개로 지워지지 않는 글씨를 지울 때 쓰는 수정테이프. 사무용과 각종 시험의 수험용으로 널리 쓰이는 이 제품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곳이 동기바르네다. 유광호 동기바르네 사장(사진)은 “독일에서 개발한 수정테이프를 1990년대 처음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동기바르네는 수정액, 수정펜, 수정테이프 등을 국내에서 처음 개발하며 성장한 업체다. 이 같은 문구류를 중심으로 미국·유럽 등 세계 3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동기바르네는 1986년 회사 설립 후 ‘화이트’로 불리는 수정액을 처음 시장에 내놨다. 간단해 보이지만 10초 안에 깔끔하게 글자 위에서 마르는 화학약품을 만드는 것은 쉬운 기술이 아니다. 유 사장은 “군 시절 학군장교(ROTC)로 복무하면서 종이 보고서를 자주 썼는데 아날로그 시절이라 수정할 일이 많았다”며 “제대 후 잠깐 취직했다가 수정액을 아이템으로 창업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이후 수정테이프가 유행하면서 기존 수정액 수요는 급감했다. 이 회사의 대표 수정테이프 ‘바르네’는 지난 36년간 수억 개 판매됐다. 국내 수정테이프 시장의 50% 이상을 동기바르네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2001년에는 사무용 양면테이프로 쓸 수 있는 풀테이프도 개발했다. 유 사장은 “제품 혁신을 통한 성장은 정보기술(IT)업계만의 얘기가 아니다”며 “문구업계에서도 혁신이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전자문서 발달로 종이에 쓰이는 수정테이프의 글로벌 수요가 정체 상태다. 저가를 무기로 무분별하게 복제돼 나오는 중국산 수정테이프도 위협이 되고 있다. 유 사장은 “수정테이프만으로는 회사 성장에 한계가 있어 사업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스페인 문구업체(밀란)와 영국 유아완구 브랜드(NPW)의 국내 독점 유통사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숙취해소제(상품명 개운애), 엔진오일 첨가제(나세다), 가축 사료 보충제 등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유 사장은 “‘종합 소비재 제조 유통기업’으로 색깔을 바꾸고 있다”고 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