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기준 182만2480원
노동계 전원 퇴장 속 표결
코로나 감안 역대 최저 인상률
 1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1차 전원회의에서 박준식 위원장이 회의를 개의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1차 전원회의에서 박준식 위원장이 회의를 개의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시급 8590원)보다 1.5%(130원) 오른 8720원으로 결정됐다. 월급(주 40시간 기준, 주휴시간 포함 월 209시간)으로는 182만2480원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3일 오후 3시부터 14일 새벽 2시까지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며 11시간 가량 이어진 마라톤 회의 끝에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8720원으로 의결했다. 이날 최저임금 결정에는 사용자위원 7명, 공익위원 9명 등 총 16명이 참석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근로자위원 4명은 회의 초반 경영계의 낮은 인상률 제시를 이유로 회의 초반 불참을 선언했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위원들은 공익위원들의 1.5% 인상율 제안에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소상공인 사용자위원 2명은 동결 무산을 이유로 표결에 불참했다. 표결 결과는 찬성 9 대 반대 7이었다.

1.5% 인상률은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역대 가장 낮은 기록이다. 그만큼 공익위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가장 낮았던 인상률은 외환위기 때였던 1999년 2.7%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에는 2.75%가 올랐다. 올해 적용 중인 최저임금은 작년보다 2.87% 오른 금액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경제환경을 감안한, '사실상 동결'에 가까운 인상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초반 2년간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감안해 내년 최저임금은 최소한 동결해달라고 했던 호소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소상공인 사용자위원 2명이 중도 퇴장한 이유다.

한국노총 소속 근로자위원들은 이날 새벽 1시 경 회의장을 나와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제도에 사형선고를 내렸다"며 "이 시간 이후로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직을 총사퇴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으로 최저임금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최소 400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임금 근로자(2004만5000명) 5명 중 1명이 최저임금 대상이라는 얘기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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