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은 보일러업계의 전통적 비수기로 꼽히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콘덴싱보일러 ‘열풍’이 뜨겁다. 지난 4월 3일부터 대기관리권역에서 친환경 보일러 설치를 의무화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설치하면 20만원 지원"…여름에 '핫'한 콘덴싱보일러
지난 11일 친환경 보일러 설치 의무화가 100일을 맞았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 대도시권을 포함하는 대기관리권역에서 신규로 보일러를 설치하거나 기존 보일러를 교체할 경우 친환경 인증을 받은 보일러만 설치해야 한다. 친환경 보일러로 교체하는 소비자에게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총 2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채찍과 당근’인 셈이다.

그 결과는 빠른 친환경 보일러 보급으로 이어지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일 기준 정부의 친환경 보일러 보급사업 지원금을 받아 설치된 친환경 보일러는 전국적으로 13만3525대에 이른다. 이미 지난 한 해 지원 실적(5만7766대)의 2.3배에 해당하는 물량이 설치됐다.

정부는 지난해 미집행된 예산을 포함해 올해 총 47만 대의 친환경 보일러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총 656억원의 예산을 확보한 가운데 지난 7월까지 163억원을 집행했다. 전국 예산 소진율은 24.9%에 이른다. 통상 4~6월은 보일러업계의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중앙난방시스템을 개별난방으로 바꾸는 아파트들 사이에서 콘덴싱보일러로 교체한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보일러 판매량 가운데 콘덴싱보일러의 판매 비중도 크게 올랐다. 한 보일러 업체는 전체 보일러 판매량 가운데 콘덴싱보일러 비중이 3월까지 40%대를 유지하다가 의무화 이후 4월부터 64%로 뛰었다. 친환경 보일러 판매 의무화 효과가 본격화한 5월엔 80% 수준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