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전제로 세수 5兆 육박
정부, 집 팔면 세금 줄어든다지만
양도·증여세 늘어 稅부담은 비슷
정부가 다주택자뿐 아니라 1주택자, 법인의 종합부동산세율도 무차별적으로 높이면서 내년 종부세가 1조6000억원 넘게 늘어나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종부세 세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의 세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의에서 지난해 ‘12·16 대책’과 올해 발표한 ‘6·17 대책’ ‘7·10 대책’에 포함된 종부세 세율 인상에 따른 세수 효과를 약 1조6500억원으로 추정했다. 구체적으로는 △12·16 대책으로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종부세율을 모두 올려 4242억원이 더 걷히고 △6·17 대책을 통해 법인의 종부세율을 올리고 기본공제를 폐지해 2448억원이 더 늘어나며 △7·10 대책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최고 세율을 대폭 높이면서 9868억원이 더 걷힐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종부세 인상은 내년 납부분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종부세 세수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7년 1조8181억원이던 종부세 세수는 2018년 2조1148억원, 2019년 3조18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기재부의 종전 전망과 세수 증대 효과를 감안하면 올해 약 3조3000억원, 내년엔 4조9500억원의 종부세가 걷힐 전망이다.

다만 이 같은 숫자는 다주택자와 법인이 주택을 처분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한다는 것을 전제로 계산된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다주택자와 법인이 주택을 매도한다면 종부세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인과 다주택자가 주택을 팔거나 증여하면 양도세와 증여세 세수가 늘어나는 만큼 종부세가 줄어들어도 납세자의 부담은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기재부는 종부세 등 부자 증세를 통해 복지 지출 확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으로 구멍난 재정을 메우려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부동산 세수를 늘리려고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게 아니라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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