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고기를 대신하는 ‘대체육’에 이어 생선을 대신하는 ‘해산물 대체식품’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몇 년 안에 잡아올린 생선과 같은 질감을 맛볼 수 있는 식재료가 나올 전망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풀무원이 가장 먼저 연구에 들어갔다.

풀무원은 어류 세포를 배양해 해산물을 생산하는 미국 스타트업 블루날루(BlueNalu)와 ‘세포배양 해산물 사업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9일 밝혔다. 블루날루는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설립됐다. 세포배양 해산물의 대량생산과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세포배양 해산물은 어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배양한 뒤 3차원(3D) 프린팅 과정을 거쳐 식재료로 만든다. 강, 바다에서 어획으로 해산물을 얻을 때보다 미세플라스틱, 독성물질, 수은 등 오염물질이 들어가지 않고 유전자 조작도 하지 않아 장점이 많다는 게 풀무원의 설명이다.

풀무원은 올해 초 블루날루에 투자했다. 스타트업이 처음 투자자금을 모집하는 단계인 ‘시리즈A’에 풀무원을 포함한 5개 글로벌 기업이 참여했다. 총 2000만달러가 블루날루에 투자됐다. 풀무원은 블루날루에 대한 투자액과 지분율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상윤 풀무원기술원장은 “세포배양 해산물 사업은 해양 자원 고갈, 식량 안보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며 “국내 출시까지는 수년이 걸리겠지만 해산물 수급 불균형이 심해지고 있는 만큼 제품 출시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