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외식브랜드 통합주문앱
월 주문 20만건, 주문액 30억
배달 플랫폼 제외하면 최대
온라인 주문받고 배달·자리예약까지…외식 계열사 구세주 된 롯데잇츠

‘버거 접습니다’는 롯데리아가 지난 1일 신제품 ‘폴더버거’를 출시하기 직전 내놓은 티저 광고다. ‘접는다’는 말이 ‘물건을 구부린다’와 ‘문을 닫는다’는 중의적 의미를 지니고 있어 온라인에서 크게 화제를 모았다. 출시 후 닷새간 이 버거의 누적 판매량은 42만 개. 지난 주말엔 ‘재고 소진’으로 없어서 못 팔았다. 판매된 버거의 절반은 온라인 채널을 통해 나갔다. 롯데그룹의 외식·프랜차이즈 자회사 롯데GRS가 내놓은 통합 주문 배달 앱 ‘롯데잇츠’를 통해서다.

식품과 외식업체들이 개설한 온라인몰들이 ‘자사몰은 안 된다’는 공식을 깨고 디지털 전환의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다양한 제품군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소비가 늘어난 게 오히려 기회가 됐다는 분석이다.
롯데GRS, 무인 주문·로봇 ‘선제투자’
5년 전 업계 최초로 무인 주문 시스템을 내놓는 등 ‘디지털 전환’에 힘써온 롯데GRS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2월 5만 건에 불과하던 월 주문 건수는 지난달 20만 건으로 네 배 규모가 됐다. 같은 기간 월매출도 7억원에서 40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전문 앱이 아니라 자체 브랜드 통합 앱으로는 전례가 없는 성과다.

온라인 주문받고 배달·자리예약까지…외식 계열사 구세주 된 롯데잇츠

롯데GRS는 2월 롯데잇츠를 통해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도넛, TGI프라이데이스, 빌라드샬롯 등 자사 브랜드의 주문 서비스를 전격 통합했다. 이 앱을 통해 집에서 음식을 배달받을 수 있고, 매장 테이블 예약도 할 수 있다. 8000원을 결제할 때마다 모든 브랜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칩’이 적립된다.

롯데GRS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디지털 전환을 시도한 회사다. 코로나19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무인 주문 키오스크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곳도 롯데리아다. 롯데GRS 관계자는 “2014년 롯데리아 직영 매장을 시작으로 현재 전체 매장(1340개)의 80%에 달하는 1020개 매장이 무인 주문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며 “전체 주문 10건 중 8건이 무인 시스템에서 이뤄진다”고 밝혔다.

2018년 부임한 남익우 대표는 비대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왔다. 롯데리아 버거 제조 과정을 자동화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매장과 브랜드마다 디지털 전략을 새로 짰다. 올해 서울 강남지역 배달전문 매장인 ‘스카이31 딜리버리&투고’를 냈고 로봇 서빙 시스템도 개발했다. 크리스피크림도넛은 도넛 판매용 자판기를 개발 중이다.
SPC ‘해피오더’ 등 자체 앱 급성장
파리바게뜨를 포함해 20여 개 브랜드를 보유한 SPC그룹도 지난해 11월 통합 모바일 주문 배달 서비스인 ‘해피오더’를 내놨다.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쉐이크쉑버거 던킨도너츠 파스쿠찌 피그인더가든 빚은 등 자사 브랜드를 한데 모았다. 매장에 들어갈 필요 없이 차 안에 앉아서 픽업하는 ‘커브사이드픽업’, 1시간 이내 갓 구운 빵의 실시간 재고를 알려주고 주문할 수 있는 ‘갓 구운 빵 서비스’ 등은 다른 앱엔 없는 기능이다. 샌드위치, 빙수, 커피, 브런치 세트 등이 불티나게 팔리며 지난 2~6월 주문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60% 증가했다. SPC그룹은 이 앱을 통해 케이크를 예약하고, 배달 선물을 보낼 수 있는 기능 등을 추가했다.

CJ제일제당이 선보인 식품전문 몰 ‘CJ더마켓’이 1년 만에 회원 수 200만 명을 돌파했고, 풀무원의 신선식품 몰 ‘올가홀푸드’의 배달 서비스 매출도 월 300%씩 증가세다. 신규 회원 수 역시 올 들어 600% 이상 늘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백화점식 통합 쇼핑몰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은 오히려 자주 쓰는 제품, 믿을 수 있는 브랜드의 자사몰에서 편하게 정기배송을 신청하거나 적립금 혜택을 받길 원한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