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 이후 주택담보대출 요건이 강화되자 신용대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한 금융 소비자가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영업부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 이후 주택담보대출 요건이 강화되자 신용대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한 금융 소비자가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영업부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올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폭이 역대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로 나타났다. 집값과 주가가 치솟자 가계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6월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올해 6월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28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40조6000억원 늘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지난 2004년 후 반기 기준으로 최대 증가폭이다.

가계대출을 세부적으로 보면 은행의 가계 주택담보대출 잔액(한국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포함)은 685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32조2000억원 늘었다. 증가폭은 역대 반기 기준으로 2015년 상반기(32조7000억원) 후 가장 컸다. 올 상반기 전세자금대출 증가폭이 16조원에 달하는 등 주택 전세·매매거래량이 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커졌다.

은행의 가계 기타대출(신용대출 등) 잔액은 지난 6월 말 242조원으로 올 들어 8조4000억원 늘었다. 작년 상반기 기타대출 증가폭(2조9000억원)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주택 거래자금을 마련하는 동시에 SK바이오팜 등 증시에 입성하는 공모주 청약 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한 수요가 반영됐다. 지난달 23~24일 진행된 SK바이오팜의 일반 청약 과정에서 청약증거금이 31조원가량 몰렸다.

지난 6월 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946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77조8000억원 늘었다. 기업대출로 분류되는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68조2000억원으로 29조8000억원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선제적으로 운영자금 등을 마련한 영향이 작용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