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클레어 아르무아즈 패딩

몽클레어 아르무아즈 패딩

‘수백짜리 패딩에 으스대지…21세기 계급은 반으로 딱 나눠져 있는 자와 없는 자…떼를 쓰고 애를 써서 얻어냈지, 찔리지? 가득 찬 패딩마냥 욕심이 계속 차…휘어지는 부모 등골을 봐도 넌 매몰차…친구는 다 있다고 졸라대니 안 사줄 수도 없다고…니가 바로 등골브레이커, 부모님의 등골브레이커’

방탄소년단(BTS)이 2014년 발표한 미니앨범에 수록된 곡 ‘등골브레이커’ 가사다. 등골브레이커는 ‘부모 등골을 휘게 할 만큼 비싼 제품’을 일컫는 신조어로 이 말의 원조는 2011년께 등장한 노스페이스 패딩점퍼였다. 학생들 사이에서 고가의 패딩을 입는 게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고 BTS가 동명의 노래를 통해 이같은 현상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후 고급 패딩들은 다양화하며 춘추전국 시대를 맞이했고 지금까지 전국민적인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로 명품패딩 대거 세일
위기감에 개혁 나선 몽클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많은 국가들이 내렸던 봉쇄조치가 차츰 해제되고 있다. 백화점과 쇼핑몰, 매장 등도 영업을 재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파리 봉마르셰를 비롯한 유럽 주요 백화점들이 그간의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대대적인 세일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들도 패딩 등 역시즌 제품을 40% 이상 할인하고 있다. 패딩 구입 계획이 있다면 역시즌 세일을 노리는 슬기로운 쇼핑생활도 고려할 만 하다.

고가패딩의 대명사로 통하는 이탈리아 명품회사 몽클레어는 최근 중국에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벌였다.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1시간에 걸친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올 겨울 출시 예정인 패딩 등 콜렉션을 대거 선보였다. 인기 가수와 개그맨 등이 출연해 조회수 3160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일전 구찌(2500만건)와 샤넬(2300만건)의 웨이보 라이브 기록을 능가한 것이라고 징데일리는 전했다. 몽클레어는 또 상하이 중심가에 푸드트럭을 설치하고 방문객들에게 선물을 증정하는 등 ‘큰손’ 중국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공을 들였다.

사실 몽클레어의 상황은 썩 좋지 않다. 지난 1분기 매출은 3억1001만유로로 전년 동기(3억7850만유로)에 비해 18% 감소했다. 전세계 75개국에서 매장 209곳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코로나19 여파로 제대로 영업하지 못했다. 몽클레어는 코로나19 사태를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레모 루피니 최고경영자(CEO)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코로나 쇼크로 인해 우리는 모든 면에서 변화할 것”이라며 “공급을 비롯해 유통과 판매 방식, 마케팅, 콜렉션 등 많은 분야를 재정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명품업계는 몽클레어의 다양한 시도를 주목하고 있다. 컨설팅회사 베인앤컴퍼니는 지난해 전세계 명품 매출의 12%를 차지했던 온라인 판매가 2025년엔 3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명품업체들은 패딩 등 겨울 콜렉션을 선보이기 위한 패션쇼를 온라인 상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MB손녀·최순실 패딩' 유명세
캐나다구스 무스너클 등 인기
캐나다구스의 여성패딩

캐나다구스의 여성패딩

엄밀히 말하면 패딩은 콩글리시다. 하지만 발음하기 편하고 오랫동안 사용돼 왔다는 이유로 통용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고급패딩 브랜드로는 몽클레어와 캐나다구스, 무스너클, 파라점퍼스, 맥케이지, 노비스 등 다양하다. 콘데나스트그룹의 패션잡지 보그는 “외투가 중요한 겨울 옷의 특성상 고급패딩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몽클레어는 국내에선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손녀가 입으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2016년 국정농단 사건 당시 검찰 조사를 받으러 출석했던 최순실 씨도 몽클레어 패딩을 착용했다. 원래 몽클레어는 캠핑용 침낭과 텐트 등을 만들던 등산업체였다. 1955년 기존 구스다운 패딩을 가볍고 실용적으로 보완해 선보인 게 히트치면서 본격적으로 패딩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제품 관리법을 만화로 설명한 상표를 부착했으며 과감한 색상과 캐주얼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몽클레어가 ‘유럽의 패셔너블한 짧은 패딩’으로 대표된다면 캐나다구스는 ‘실용적인 아웃도어 롱패딩’으로 요약할 수 있다. 캐나다의 명품 아웃도어 업체인 캐나다구스는 추운 나라에서 출발한 브랜드 답게 추위를 막는 패딩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고 방수 기능도 뛰어나다. 아웃도어 패딩치고 디자인이 돋보이는 편이다. 몽클레어 만큼이나 ‘짝퉁’이 많다.

최근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무스너클 역시 캐나다 브랜드다. 2008년 론칭해 몽클레어 캐나다구스 등에 비해 역사가 짧으나 단기간에 자리잡을 수 있었던 건 스타일을 잘 살려주는 독특한 디자인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워낙 길고 충전재가 많이 들어 무거운 편이지만 보온성은 뛰어나다.

이밖에 최근 스트리트 콘셉트를 표방하는 신규 브랜드의 고급 패딩들도 주목받고 있다. 이탈리아의 스트리트 명품 브랜드로 꼽히는 오프화이트는 2012년 패션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가 창립했으며 화살표 모양의 로고로 이름을 알렸다. 2009년 시작한 MSGM은 화려하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내세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