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동생...그룹 'e모빌리티' 주도
내년 하반기 SK 주요 계열사 등기임원 맡을 듯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세번째)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두번째)이 지난해 6월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 공관을 방문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SK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세번째)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두번째)이 지난해 6월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 공관을 방문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SK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7일 전기차 배터리 회동엔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57)도 동석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정 수석부회장과의 회동에 오너가(家)에선 혼자 참석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경영계에선 "현대차그룹과 SK그룹 간 회동으로 최 회장이 SK를 대표해 참석했지만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최 수석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다"며 "최 회장이 동생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최 수석부회장은 SK그룹의 배터리 사업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온 '미스터 배터리'로 불린다. 미국 브라운대 물리학과와 스탠퍼드대 대학원 재료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공학도 출신인 최 수석부회장은 일찍부터 2차전지(충전식 배터리)가 미래 산업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형(최태원 회장)'에게 배터리 사업 투자 확대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수석부회장의 권유 때문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SK이노베이션은 2005년 하이브리드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에 착수, 2006년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2010년엔 국내 첫 순수전기차인 현대차 '블루온'과 기아차의 '레이'의 배터리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 최 수석부회장은 이날 최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의 회동이 이뤄진 SK이노베이션 충남 서산 공장 건설(2012년 준공)도 총괄했다.

최 수석부회장의 배터리 사랑은 '옥중 편지' 일화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2011년 횡령 혐의로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그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팀장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냈다. 자신의 구속으로 배터리 사업 임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다.

최 수석부회장은 옥중 편지에서 "제 편지가 배터리사업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사업부 전원에게 한 명씩 편지를 하겠다"며 "배터리는 SK이노베이션의 정유·석유사업을 대체할 유망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2016년 7월 출소 이후에도 수시로 서산 공장은 물론 해외 배터리 공장을 찾고 있다. 그는 2018년 3월 헝가리 북부 코마롬에 들어선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 참석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축사에서 “10여 년 전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처음 기획한 이후 기울여 온 노력들이 유럽공장 건설로 결실을 맺게 됐다”며 “세계 전기차에 SK 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3월 미국 조지아주 커머스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도 참석해 첫삽을 떴다. SK 관계자는 "최 수석부회장은 중국과 유럽의 완성차 등 주요 고객사들과의 만남에도 직접 참석한다"고 전했다.

경영계에선 최 수석부회장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취업 제한(5년)이 끝나는 내년 하반기께 SK주요 계열사의 등기이사로 복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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