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일환 기재차관 "2차 재난지원금 없다…재정지출 어려운 곳에 집중해야"
안일환 기획재정부 2차관이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을 또 한 번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가 재정은 경영난에 시달리는 자영업자·기업, 취약계층 등 어려운 곳에 집중해 쓰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안일환 차관은 7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국가 재정 운용 방향 등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안 차관은 이재명 경기지사 등이 주장하는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재난지원금은 한시적 지원"이라며 "추가 지급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은 정말 어려운 곳에 집중해서 쓰는 게 효과적"이라고 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2일 "긴급재난지원금을 과감하게 한두 번 더 주는 게 재정에도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악화일로에 있는 재정 건전성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안 차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에 대응해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펴다 보니 재정 지표가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재정 지출을 확대하지만 중기적으로는 재정 건전성 관리 노력을 강화하겠다"며 "내년 예산 편성 때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을 하는 데 특별히 역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한 3차 추가경정예산을 빨리 집행하겠다고도 했다. 안 차관은 "이번 추경을 적극 집행하면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3개월 안에 추경 주요사업의 75%를 집행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3차 추경안에서 올해 국세 수입이 당초 전망보다 11조4000억원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세수 부족분을 보충하는 세입 경정을 11조4000원 규모로 추경안에 반영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경제 위기로 세수 감소 규모가 11조원을 훨씬 웃돌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안 차관은 이에 대해 "세입 경정 규모는 현재 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금액으로 정한 것"이라고 답했다.

3차 추경에 대학 등록금 환불 지원 예산이 1000억원 배정된 데 대해서는 "등록금을 자발적으로 반환하거나 장학금을 지급한 대학만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건비 절감 등 자구노력을 한 학교만 지원한다는 조건도 달았다"고 덧붙였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