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까지 수입 86% 급증

카페인 97% 줄였지만 맛 살려
동서식품 카누 매출 34% 증가
스타벅스, 오후 7~9시 판매 집중
디카페인에 홀린 2030…야밤에 술 대신 커피 마시러 간다

“잠시 후 9시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띠 띠 띠 띠-.” 음성 및 영상으로 현재 시간을 알려주는 ‘시보 광고’는 1985년 처음 등장했다. 저녁 9시 TV뉴스 시간대를 알리는 광고로 시청률이 높아 ‘황금 시간대’로 통했다. 휴대폰 등 가전제품 등이 시보 광고의 단골 아이템이었다.

커피는 시보 광고 아이템이 아니었다. 카페인 탓에 밤에 마시는 사람이 적은 음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밤 시간대 시보 광고에 처음으로 커피 광고가 등장했다. 동서식품의 ‘카누 디카페인’이 그 주인공이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4월에 이어 이달 세 번째 시보 광고(사진)를 내놨다. 디카페인 커피가 임산부 등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들이 마시던 특수 음료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료로 바뀌고 있는 트렌드를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디카페인 커피 수입액 86%↑
디카페인에 홀린 2030…야밤에 술 대신 커피 마시러 간다

올해 커피업계를 장악한 주요 키워드는 단연 디카페인이다. 커피업계가 앞다퉈 디카페인 커피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1~5월 디카페인 커피 수입량은 1724t으로 전년 동기(970t)보다 77% 늘었다. 수입 금액은 1415만달러로 758만달러였던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디카페인 커피는 염화메틸렌 등 용액이나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커피 콩에서 카페인을 제거한다. 국내에선 90% 이상이 수입이다.

디카페인 커피 시장 규모는 아직 작다. 국내 전체 커피 시장의 1.4%에 불과하다. 하지만 성장세가 가파르다. 디카페인 커피 수입 규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지난해 전체 커피 수입량이 전년 대비 5.8%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디카페인 커피 수입량은 44% 늘었다.

커피 시장이 커지자 디카페인 커피 수요가 증가했다. 한국인의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연 350잔 이상이다. 하루 두세 잔을 마시는 사람도 많다. 습관처럼 마시는 대중적인 음료가 되자 수면장애 등을 호소하는 사람도 늘었다. 대안으로 디카페인 커피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했다. 단체 회식이 줄고, 2차 대신 카페에 가는 문화가 자리잡은 것도 디카페인 커피 시장이 커지고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동서식품에 따르면 올 1~5월 디카페인 카누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4% 증가했다. 카누 디카페인 광고를 제작한 제일기획 관계자는 “임산부 등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들이 마시던 디카페인 커피를 이제 오후나 저녁 시간에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카누에서 스타벅스, 컵커피까지
스타벅스는 카페 브랜드 중 가장 먼저 디카페인 커피를 선보였다. 소비자는 스타벅스 모든 음료에 300원을 추가하면 ‘1/2 디카페인’ ‘디카페인’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따르면 점심 시간대를 제외하고 디카페인 음료가 가장 많이 판매된 시간대는 오후 3~5시(16%)였다. 저녁 식사 직후인 오후 7~9시(15%)에도 디카페인 커피가 집중적으로 팔렸다. 상권별로는 주택가 판매량이 가장 많았다. 이어 오피스 밀집 지역과 유흥 상권 순으로 많이 팔렸다. 디카페인 커피를 선호하는 연령대는 30대가 1위, 20대가 2위였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소비자 10명 중 1명꼴로 디카페인 커피를 찾는다”고 말했다.

스타벅스가 판을 키우자 올 들어 이디야커피, 커피빈, 투썸플레이스, 빽다방, 탐앤탐스, 맥도날드 등이 디카페인 커피를 정식 메뉴로 올렸다. 캡슐 커피에도 디카페인이 나오고 있다. SPC그룹의 커피앳웍스는 캡슐 커피 ‘녹턴’ 디카페인 제품을 선보였다. 네스프레소도 카페인 없는 캡슐 커피를 출시했다. 컵 커피 1위 브랜드인 매일유업 바리스타룰스도 올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디카페인 컵 커피를 내놨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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