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내 스타트업 ‘릴루미노’가 시각장애인을 위해 만든 가상현실(VR) 솔루션을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내 스타트업 ‘릴루미노’가 시각장애인을 위해 만든 가상현실(VR) 솔루션을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끊임없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오직 미래만 보고 새로운 것만 생각하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스타트업 육성조직인 C랩에서 꺼낸 얘기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창의적인 임직원이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 이 부회장이 건넨 메시지의 골자였다.

이날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수원사업장에서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에 참여하고 있는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 사장과 노태문 무선사업부 사장, 최윤호 경영지원실 사장 등이 동행했다. C랩은 삼성이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12년 도입한 프로그램이다. 임직원들이 1년간 현업을 떠나 자신이 낸 아이디어로 스타트업을 꾸릴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C랩 임직원들과 C랩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는지, 사내 벤처 활동을 할 때 어려움이 없는지 등을 묻고 몇 가지 주제에 대해선 조언을 구하는 등 다양한 대화를 나눴다. ‘창의력을 끌어올리는 방법’ ‘도전적인 조직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 등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는 게 삼성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미래는 꿈에서 시작된다. 지치지 말고 도전해 가자”고 강조했다.

스타트업 업계에선 ‘C랩 출신’이란 이력이 ‘훈장’으로 통한다. C랩 출신 스타트업들이 혁혁한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20’에서도 C랩의 저력이 드러났다. 인공지능(AI) 뷰티 스타트업인 룰루랩은 2년 연속, 목에 거는 360도 카메라를 개발한 링크플로우는 3년 연속으로 ‘CES 혁신상’을 받았다.

C랩은 이 부회장의 ‘동행 철학’을 실현하는 기관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2018년 8월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하며 ‘C랩 아웃사이드’를 도입했다. C랩의 지원 대상을 외부로 확대한 프로그램으로 5년간 300개의 외부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달엔 C랩의 도움을 받아 시장 안착에 성공한 약국 의약품 통합관리 솔루션 업체 ‘e블루채널’이 유튜브에 소개됐다. 편의점 등을 운영했던 50대 주부가 삼성 멘토들과 함께 회사를 일으켜 세웠다는 스토리가 눈길을 끌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