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각종 제약에도 불구하고 해외 대체투자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6일 국민연금의 최근 공개 자료에 따르면 대체투자 잔액은 지난 4월 말 현재 89조9150억원으로 작년 말(84조2950억원) 대비 5조6000억원가량 늘어났다. 작년 한 해 순증 규모 약 7조6000억원을 감안하면 빠른 속도다. 국민연금은 올해 말 전체 자산 중 대체투자의 목표 비중을 13%로 잡고 있다. 작년 말(11.4%)에 비해 1.6%포인트 높은 수치로 연말까지 투자금액을 100조원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출장과 해외 실사인력 파견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 상황에서 글로벌 연기금 및 운용사와의 협력 투자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9일에는 알리안츠그룹과 23억달러 규모의 조인트벤처(JV)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부동산 부문에서만 736억유로(약 99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굴리는 알리안츠와 함께 호주, 싱가포르,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 내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우량 대체 투자 상품을 발굴하겠다는 것이 핵심 취지다.

지난 5월에는 네덜란드공적연금(APG)과 컨소시엄을 꾸려 포르투갈 최대 고속도로 운영업체인 브리사의 지분 81%를 30억유로(약 4조원)에 인수했다. 뉴욕 맨해튼의 원메디슨애비뉴 빌딩 재개발 프로젝트 지분 49.5%를 약 5억달러(약 6000억원)에 인수하는 작업에선 미국의 부동산 운용사 하인스와 손을 잡았다.

국민연금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큰 대체투자의 경우 상품 발굴 능력이 성공적인 투자를 좌우한다”며 “해외 금융회사와의 협력 강화와 함께 해외 투자 전문 인력을 늘리는 게 국민연금의 과제”라고 전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