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젠바이오텍의 직원이 지그를 이용해 코로나19 진단키트의 마개를 씌우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코젠바이오텍의 직원이 지그를 이용해 코로나19 진단키트의 마개를 씌우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올 들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파이터’란 별명을 얻었다. 방역마스크를 제조하는 중소기업에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노하우를 전수해 ‘마스크 대란’을 잠재우는 데 기여했다. 국회의원 시절 ‘삼성 저격수’로 통했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중기부와 삼성은 상생과 연대의 관계”라며 감사의 뜻을 밝혔을 정도다.

삼성전자는 한발 더 나아가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업체까지 지원하고 있다. 삼성의 스마트 공장 시스템을 접목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일 5분 분량의 유튜브 영상 ‘키트, 만능키를 쓰다’를 공개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업체들을 어떻게 도왔는지, 어떤 성과를 냈는지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부터 중기부, 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 진단키트 생산업체인 솔젠트, 코젠바이오텍, SD바이오센서 등을 돕고 있다.

서울 가산동에 있는 코젠바이오텍이 대표 성공 사례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5월 이 업체에 각 분야 전문가 16명을 파견했다.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40개 과제를 발굴한 뒤 적절한 해결책들을 제시했다. 그 결과 1주일에 5600키트에 불과하던 생산량이 1만 키트로 늘었다. 한 달여 만에 생산성을 79% 높인 셈이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했던 마개 봉인 작업을 개선한 게 결정적이었다. 마개와 용기의 위치를 정확하게 맞춰주는 보조기구 ‘지그’를 활용해 시간당 씌울 수 있는 마개 수를 33개에서 125개로 늘렸다. 포장재 크기를 줄여 포장 원가도 64% 아꼈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중소·중견기업의 스마트 공장 구축을 돕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지원한 기업만 2500곳에 이른다. 경제계에선 삼성의 이 같은 활동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제시한 ‘동행 비전’의 결실이라고 평가한다. 이 부회장은 2018년 180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중소·중견기업과의 협력 방안을 함께 내놨다.

외신에서도 삼성전자의 활약을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마스크·진단키트 생산업체 생산성 향상 지원 사례 등을 소개하며 “한국 최대 기업인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이 한국의 성공적인 방역 노력에 핵심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