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2년간 이어지면서 서울 명동, 남대문 등 외국인 여행객이 몰리는 지역에선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12일  서울 명동 화장품 로드숍들이 손님이 거의 없이 한산한 모습이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2년간 이어지면서 서울 명동, 남대문 등 외국인 여행객이 몰리는 지역에선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12일 서울 명동 화장품 로드숍들이 손님이 거의 없이 한산한 모습이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중국 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을 상대로 단체관광을 금지한 이후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3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국인이 빠져나간 자리를 일본, 대만 등 다른 나라 외국인이 채워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는 늘었다.

2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2017년 3월 국내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한 이후 3년간(2017년 4월~2020년 4월) 중국인 관광객은 월평균 38만명을 기록했다. 금지 조치 이전 3년(2014년 2월~2017년 2월) 월평균 관광객(56만9000명)보다 33.1% 감소한 수준이다.

중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전체 외국인 관광객도 보복 조치 이전에는 월평균 125만1000명이었지만 이후에는 120만4000명으로 3.8% 줄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제외하면 수치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인다.

중국 정부의 2017년 3월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2년 8개월(2017년 4월~2019년 12월) 동안 중국인 관광객은 월평균 40만8000명으로 보복 조치 이전 2년 8개월(2014년 7월~2017년 2월)의 58만3000명보다 30.0% 줄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 이후 2년 8개월간 전체 외국인 관광객은 월평균 128만7000명으로 이전 2년 8개월(126만6000명)보다 1.7% 증가햇다.

코로나19 영향을 제외하면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 이후 중국인 관광객은 줄었지만 전체 외국인 관광객은 소폭이지만 늘어난 것이다.

2017년 월평균 19만3000명이던 일본인 관광객은 지난해 27만3000명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대만 관광객은 7만7000명에서 10만5000명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베트남 방문객은 월평균 2만7000명에서 4만6000명으로, 미국은 7만2000명에서 8만7000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사드 보복 조치 이전 수준은 아니지만 중국인 방문객이 많이 늘어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2016년 807만명에서 2017년 417만명으로 급감한 데 이어 2018년 479만명에 이어 지난해 602만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관광공사도 이런 추세를 고려해 올해 중국인 관광객을 800만명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사드 보복 조치로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전면 불허했다가 베이징, 산둥성, 후베이성, 충칭시 등 6개 성·직할시에 대해서는 단체관광을 다시 허용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중국의 대표 여행기업 트립닷컴그룹의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Ctrip)이 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한국 관광상품을 판촉하는 행사를 추진하고 이다.

다만 한국관광공사는 이번 판촉행사로 양국 간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단체여행객을 위한 패키지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한한령 해제와는 거리가 멀다고 선을 그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