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기사들 "코로나 이후 물량 감당 못 해"…주민들 "황당하다"

2년전 '택배 대란'이 발생한 경기 남양주 다산신도시의 다른 아파트에서 차량 진입 금지 조치에 반발한 배송 기사들이 배송을 거부하고 정문 근처에 쌓아두는 일이 또 발생했다.

일부 택배 기사들은 이 지역 아파트 택배 운송 방식에 개선이 없으면 다른 단지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배송 업무를 하겠다는 입장이라 '택배 대란'이 재현·확산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1일 오후 다산신도시의 한 아파트 앞. 배송 시간인 오후 4시 30분께부터 택배물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다산신도시 택배대란 재현되나…차량 진입 막히자 배송 거부

물건을 주문한 주민들에게는 "차량 진입이 안 돼 집까지 배송이 어려우니 후문에서 찾아가 달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발송됐다.

기사들은 쌓인 택배물 앞에서 주민들이 오면 물건들을 찾아줬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이날부터 택배차량 지상 출입을 막자 주요 택배회사 3개 업체 기사들이 반발한 것이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주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70대 남성 주민 A씨는 "오늘은 택배 물건이 작고 가벼워서 가지러 왔는데 큰 물건은 이 나이에 옮길 수가 없어서 앞으로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산신도시 택배대란 재현되나…차량 진입 막히자 배송 거부

무거운 식자재를 주문한 여성 주민 B씨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며 택배 기사에게 손수레를 빌려 겨우 물건을 옮기기도 했다.

한 주민은 "몇 달 전부터 택배회사 측에 '지상 차량 출입이 안 된다'고 안내했는데 아무 조치도 안 하다가 당일 갑자기 이러는 게 어딨느냐"며 "주민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기사들에게 격렬히 항의했다.

이에 대해 택배 기사들은 "일방적인 출입 제한 통보에 실버 택배나 아파트 내 거점 확보 등 절충안을 제시하며 회의까지 했지만 아파트 측에서 모두 거부했다"며 "하루 이 단지에만 수백개를 배송하는데 여건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2018년에 4월 다산신도시의 또 다른 아파트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

이때도 아파트 지상 택배차량 금지에 기사들이 항의하며 택배물이 쌓였다.

다산신도시 택배대란 재현되나…차량 진입 막히자 배송 거부

단지에 쌓인 택배물 사진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

당시 택배업체가 아파트 입구의 거점까지 물품을 운송하면 실버택배 요원이 집까지 배달하는 방법 등 여러 해결방안이 제시됐으나 비용 문제로 무산됐다.

이후 국토부는 지상 공원형 아파트 지하주차장 높이를 높이는 개정안을 내놨지만, 예외조항이 많아 한계가 있었다.

결국 달라진 것은 없는 상황에서 택배 기사들은 여전히 카트 등을 이용해 배송을 해왔다.

이 지역에서 일하는 한 택배 기사는 "택배 대란 이후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며 "그동안 카트로 계속 배송했는데 코로나19 사태를 비롯해 최근 물량이 감당이 안 돼 더는 배송이 힘든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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