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 중국 등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이 제조업의 생산성 증대를 이끌지 못했다는 국책연구기관 분석이 나왔다. FTA 정책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려면 경쟁력을 잃은 ‘좀비기업’을 과감히 퇴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일 ‘1990년대 이후 무역자유화와 한국 제조업 생산성 변화’ 보고서에서 “한국 무역자유화 정책의 효과를 교역산업의 존속기업 생산성 향상이란 측면에서 평가해본 결과 미국·중국·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국과의 FTA 체결이 생산성을 끌어올린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FTA 등 무역자유화의 주요 목표는 교역 산업의 생산성을 향상해 경제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인데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는 의미다.

송 연구위원은 FTA 체결 효과를 낮추는 주요 요소로 정부의 무역조정지원 제도를 꼽았다. 무역조정지원 제도는 FTA 체결로 피해가 예상되는 기업에 융자와 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송 연구위원은 “무역조정지원금의 대부분이 FTA 피해 기업의 융자로 쓰이고 있는데 이는 생산성이 낮을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퇴출을 억제해 산업 생산성 향상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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