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재계에 따르면 2세 경영인인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이 DB그룹 회장에 선임됐다.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한국경제신문 DB.
2일 재계에 따르면 2세 경영인인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이 DB그룹 회장에 선임됐다.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한국경제신문 DB.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지난 1일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김 회장의 처가인 차그룹 오너 일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27일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그룹 회장 큰 딸 민정 씨와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 장남 정환 씨가 약혼하는 등 재계 '혼맥'이 다시 조명받는 모양세다.

DB그룹, 삼양 농심 차그룹과 혼맥 이어져

김 신임 회장은 폭넓은 재계 인맥을 갖고 있다. 넓은 인맥을 형성한 데에는 DB그룹 오너일가가 혼인을 바탕으로 농심 삼양그룹 차그룹(옛 차병원그룹) 등과 친인척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이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란 게 재계의 평가다.

김남호 회장 외가는 삼양그룹이다. 김 신임 회장의 아버지이자 DB그룹 창업주인 김준기 전 회장은 전 삼양염업 회장의 차녀인 김정희씨와 결혼했다. 이에 김 회장의 외조부는 고(故) 김상준 삼양염업 명예회장이며, 외증조부는 고 김연수 삼양그룹 창업주다. 김준기 전 회장의 여동생이자 김 신임 회장의 막내고모인 김희선 씨의 남편은 신춘호 농심홀딩스 회장의 차남인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이다.

김 신임 회장의 부인인 차원영씨는 차광렬 차그룹 글로벌종합연구소장의 장녀다. 차광렬 소장은 차병원 설립자인 고 차경섭 차그룹 명예이사장의 장남이다. 차그룹은 차병원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 헬스케어 기업이다.

차그룹은 DB그룹 뿐 아니라 범LG, 필리핀 재벌가 TDG그룹과도 혼인 관계를 맺고 있다. 차 소장의 차녀인 차원희씨는 지난해 하와이에서 필리핀 TDG그룹의 라시드 델가도 대표와 비공개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차병원그룹 오너 3세인 차원태 미국 차병원 상무는 수 년 전 범 LG가인 아워홈가의 차녀와 결혼한 것으로 전해진다.

차그룹의 자녀 3명이 국내외 재벌가와 혼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에선 차그룹이 다양한 방면에서 사업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차그룹은 국내외 병원 운영과 줄기세포 등 바이오 기술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GS, 가장 넓은 혼맥…금호석유 세아 태광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재벌가 중에서 다른 그룹과 사돈을 가장 많이 맺은 곳은 GS그룹이었다. GS는 금호석유화학을 비롯해 세아, 태광, LIG, 중앙일보, 아세아, 삼표 등 7개 그룹과 사돈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 허만정 GS 창업주의 3남인 고 허준구 전 LG건설 명예회장은 구철회 LIG 회장의 장녀 구위숙씨와 결혼했다. 창업주의 막내 아들인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의 아내는 고 이임룡 태광 창업주의 장녀 이경훈씨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진=한경DB.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진=한경DB.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이자 현재 GS칼텍스를 이끌고 있는 허세홍 사장(사진)은 부방그룹 이동건 회장의 차녀인 이희정씨와 결혼했다. 허 회장의 딸 허지영씨는 이병무 아세아그룹 회장의 둘째인 이인범 아세아제지 사장과 혼인했다.

아울러 LS현대차, 두산, OCI, BGF, 삼표, 사조 등 6개 그룹과 두산은 LS, 코오롱, LIG, SPC 등 4개 그룹과 각각 사돈지간을 맺고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동휘 LS 전무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장녀인 박상민 씨와 혼인했다.

삼표그룹 역시 재벌가들과의 화려한 혼맥으로 유명하다. 고 구자명 전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녀 윤희 씨의 남편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장남인 정대현 삼표시멘트 사장이다. 정도원 회장의 장녀 지선 씨는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과 결혼했고 차녀 지윤 씨는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장남 성빈 씨의 부인이다.

아모레퍼시픽·보광 사돈 맺어, 新혼맥 탄생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장녀 민정 씨. 사진=한경DB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장녀 민정 씨. 사진=한경DB
최근에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그룹 회장의 큰 딸인 서민정 씨(사진)가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큰 아들인 홍정환 씨와 약혼해 화제를 모았다. 재계에선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범 롯데가에 이어 범 삼성가까지 혼맥을 넓히게 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현재 민정씨는 서경배 회장에 이은 아모레퍼시픽 2대주주다. 민정 씨의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은 2.93%이고, 농심홀딩스 지분도 0.28% 보유하고 있다. 주식평가액은 약 2000억원대로 지난해 국내 30세 이하 주식부자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민정 씨와 약혼한 정환 씨는 보광창투에서 투자 심사를 총괄하고 있으며, 지주사 BGF(0.52%), BGF리테일(1.56%) 등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환 씨의 부친인 홍석준 회장은 보광그룹 창업주인 고 홍진기 회장의 셋째 아들이다. 홍석현 중앙미디어네트워크 회장,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의 동생이자,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가 누나다.

앞서 서경배 회장은 1990년 신춘호 농심 회장의 막내 딸인 신윤경씨와 결혼하며 범 롯데가와 인연을 맺은 상태다. 신춘호 회장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동생, 즉 신동빈 현 롯데그룹 회장의 작은아버지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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