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반업계 "15% 안올리면 파업"
제조업체 "지나친 요구…협의를"
레미콘 업체와 레미콘 운반사업자가 운반비 인상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다음달 수도권 지역 ‘레미콘 대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도권 레미콘 운반업계가 운반비 15% 인상을 요구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내달 1일부터 ‘집단 운반거부’에 나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레미콘 제조사들은 “무리한 요구”라며 인상률을 협의할 것을 운반업계에 요구했다.

서울경인레미콘공업협동조합은 2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레미콘 운반사업자의 과도한 운반비 인상 요구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 당사자 간 성실한 협의를 통해 상생하게 협력해줄 것”을 레미콘 운반사업자들에게 요청했다.

전국레미콘운송총연합회는 지난 3월 레미콘 운반비를 15% 올려줄 것을 수도권 레미콘 제조사들에 요구했다. 장비 유지관리비와 노임 등이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최근엔 이달 말까지 운반비 인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내달부터 운송 거부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서울, 경기 남양주·하남시에 있는 레미콘 제조사 16곳은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레미콘을 출하하지 못했다. 이들 업체가 운반비 인상 협상을 위한 상견례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해당 사업장의 레미콘 운반사업자들이 레미콘 운반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레미콘 운반사업자는 개인사업자로 레미콘 제조사와 직접 운송비 등과 관련한 계약을 맺는다.

서울경인레미콘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매년 5~6%씩 운반비를 인상해왔고 아직 계약기간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운반사업자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집단 운송 거부가 현실화하면 레미콘업체, 건설사, 일용근로자는 물론 운송사업자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있는 한 레미콘 제조업체 관계자는 “‘건설기계 수급조절제도’가 레미콘 운반사업자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집단행동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건설기계관리법에 따라 2009년부터 신규 영업용 레미콘 트럭 등록을 금지한 이후 신규 레미콘 운반사업자 공급이 11년째 멈춘 상태다.

레미콘 운반사업자들이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수도권 공사 현장 대부분이 멈춰 설 위기에 놓였다. 레미콘 운반용 믹서트럭을 대체할 수단이 없는 탓에 레미콘 운반사업자의 파업은 곧 건설현장 조업 중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도권 레미콘 판매량은 6579㎥로 전국 판매량의 44.7%를 차지했다.

김영석 서울경인레미콘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건설 현장은 수십만 서민들이 생계를 이어가는 곳”이라며 “레미콘 납품이 중단되면 건설경기 및 국가 경제에도 피해를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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