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TV·위생가전 '선방'…5월부터 수요 회복세
프리미엄 가전·펜트업 수요로 하반기 회복 기대

삼성전자와 LG전자 2분기 잠정실적 발표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오며 코로나 영향권에 본격적으로 들어선 가전 업계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가전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2분기 실적은 작년과 비교해 다소 악화하겠으나, 당초 예상치보다는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업계 2분기 실적] ③삼성·LG 가전, 영업이익 대폭  감소
공장 셧다운(임시 가동 중단)과 매장 폐쇄가 이어졌지만, 프리미엄 TV와 위생 가전 판매 호조, 온라인 매출 증가 등이 실적을 받쳐줬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에는 락다운(이동제한) 추가 해제, 펜트업(억눌린) 수요, 계절적 성수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락다운엔 '속수무책'…영업이익 30∼40% 감소 전망
최근 일주일간 발표된 증권사 리포트에 따르면 삼성전자 소비자 가전(CE) 부문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4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LG전자 TV 및 생활가전 사업의 경우 최근 한 달간 발표된 증권사 리포트를 종합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4%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최대 70%가량 쪼그라들 것이란 전망도 있었으며, LG전자 TV 사업 실적은 4분의 1로 감소할 것이란 예측까지 나왔다.

분기 초부터 글로벌 공장이 우후죽순 '셧다운'에 돌입한 한편 정부 차원의 이동제한 명령으로 주요 가전 매장이 폐쇄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부터 9개국, LG전자는 7개국에서 공장 셧다운 조치를 취했고 길게는 두 달까지 가동을 중단하다 5월 들어서야 전면 재가동했다.

미국 대형 유통사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 위치한 삼성과 LG의 가전 판매 매장이 문을 닫으면서 정상적인 오프라인 영업도 사실상 불가능했다.

특히 TV의 경우 스포츠 이벤트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올해 도쿄 올림픽 등 대형 행사 취소가 잇따라 상대적으로 타격이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전자업계 2분기 실적] ③삼성·LG 가전, 영업이익 대폭  감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은 작년 동기 대비 19%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고, 국내 기업 예상 출하량은 24%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한국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장 폐쇄로 삼성전자 TV 2분기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9.2%, 작년 동기 대비 8.8% 감소한다.

◇ 대형 TV·위생 가전으로 버틴 2분기
2분기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지만, 업계는 대형 TV와 위생 가전 등 일부 제품 판매 호조로 "최악은 피했다"고 입을 모은다.

가전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75인치 이상 TV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3배, 건조기는 2배, 에어드레서는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또한 스팀 가전으로 불리는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 위생 가전 판매량은 되려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전자랜드 조사 결과 지난 4월에도 국내 65인치 이상 대형 TV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40% 증가하며 인기를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위생 관념도 뚜렷해지면서 관련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5월 가전 수요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고,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의 TV 수요 회복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전자업계 2분기 실적] ③삼성·LG 가전, 영업이익 대폭  감소
온라인 판매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삼성전자 TV, LG전자 가전을 중심으로 선진국 온라인 매출이 증가했다는 게 업계 추정이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3∼5월 가전제품에 대한 1인당 1회 평균 소비액은 작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

◇ '펜트업' 수요 온다…4분기 본격 회복 전망
가전 업계에서는 하반기 가시화할 펜트업 수요 폭발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6월부터 유통채널 영업 재개와 보복성 소비가 맞물려 삼성전자 TV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LG전자와 관련해 "하반기 코로나19 반사이익으로 건조기, 식기세척기, 스타일러 등 프리미엄 가전 매출 호조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 7∼8월 여름철 성수기 효과로 에어컨 판매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고, 미국 최대 유통 매장 베스트바이가 이달 15일부터 1천여개 매장 중 80%를 재오픈하는 등 오프라인 매장도 속속 영업을 재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廣州)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장이 3분기 본격 가동되면 OLED TV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3분기에는 비지오, 샤오미 등 주요 IT 매체의 OLED TV 진영 합류도 예정돼 있어 업계는 올 하반기를 프리미엄 TV 시장의 전환점으로 보기도 한다.

[전자업계 2분기 실적] ③삼성·LG 가전, 영업이익 대폭  감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