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과세 체계 30년 만의 대수술

대주주·소액주주 구분없이
2023년 주식양도세 내야

4000만원 차익 땐
稅 35만원→421만원으로 급증
정부가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을 발표한 2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9.14포인트(2.27%) 내린 2112.37로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정부가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을 발표한 2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9.14포인트(2.27%) 내린 2112.37로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정부가 증권 펀드 등의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하기로 한 것은 30년 만의 대변화다. 1991년 비상장주식에 대한 양도차익 과세를 시작한 이후 금융세제 분야에서 가장 큰 변화여서다. 핵심은 거래세 중심의 금융투자소득 과세 체계를 양도소득세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다. 증권거래세를 낮추는 대신 과세 사각지대였던 상장주식 소액주주와 주식형 펀드 등에 세금을 물린다. 하지만 장기투자를 통해 양도차익이 큰 경우 내야 하는 세금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장기투자자를 불리하게 만드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2022년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변화는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내년엔 상장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이 8만 명 정도 늘어난다. 지금은 유가증권시장 지분율 1%(코스닥은 2%) 이상 또는 보유액 10억원 이상 ‘대주주’만 주식 양도차익에 세금을 낸다.

하지만 내년 4월 1일부터는 종목당 보유가액 3억원 이상 투자자도 대주주로 분류돼 양도차익 과세 대상자가 된다. 정부는 과세 대상 주주가 2만 명에서 1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2022년부터 변화의 폭이 커진다. 그해 1월부터 현재 비과세인 주식형 펀드와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증권, 개별주가종목·금리·통화 파생상품 등 양도소득에도 양도세를 매긴다. ‘금융투자소득세’라는 새로운 세목을 통해서다. 이 ‘꾸러미’에 기존에 과세하는 대주주 상장주식, 채권형 펀드 등과 새로 과세하는 금융상품이 모두 들어간다.

이들 금융상품의 손익을 통산한 뒤 남는 이익에만 세금을 매긴다. 지금은 과세 대상자가 주식에서 500만원 이익을 내고 펀드에서 1000만원 손실이 났다면 주식의 500만원 이익에 세금을 떼는데 2022년부터는 세금을 안 내도 된다. 이 투자자는 이후 3년간 금융투자 이익이 500만원 나기 전까지는 계속 세 부담이 없다. 현재 손실을 향후 이익에서 차감해주는 이월공제 제도를 도입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소득엔 20%의 세율을 매긴다. 단 과세표준 3억원 초과분은 25%다. 상장주식을 제외한 금융투자소득의 기본공제는 250만원이다.
주식 양도세 내는 주주, 올해 2만명서 2023년 30만명으로 늘어

2023년 주식 양도소득 전면 과세

2023년 1월부터는 상장주식 양도소득 전면 과세가 시작된다. 대주주, 개미투자자 할 것 없이 과세 대상이 되는 것이다. 기업과 금융사, 연기금 등은 현재처럼 법인세 형태로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낸다. 정부는 시장에 미칠 충격을 감안해 상장주식에 한해 기본공제를 25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주식투자자 약 600만 명 가운데 30만 명 정도만 과세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 한 종목을 1억원에 사서 4000만원의 양도차익을 남긴 A씨는 올해 증권거래세로 35만원만 내면 된다. 하지만 2023년부터는 양도세 400만원과 증권거래세 21만원 등 총 421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물론 A씨가 펀드 등 다른 금융상품에서 손실이 났다면 손익통산 효과로 세금이 감소한다.

양도차익이 2000만원 이하라면 지금보다 세 부담이 줄어든다. 가령 주식을 5000만원에 사서 2000만원 차익을 낸 투자자의 세 부담은 양도세 없이 증권거래세 17만5000원이다. 이 투자자는 2023년에도 양도세가 없고 증권거래세는 10만5000원으로 줄어든다. 기본공제 상향 효과에 증권거래세율이 올해 0.25%에서 2023년 0.15%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소득은 매달 원천징수

금융투자소득세 부과 방식은 기본적으로 원천징수다. 투자자가 거래하는 금융회사가 매달 고객의 모든 금융상품 양도소득·손실을 계산, 합산한 뒤 세율 20%를 적용해 국세청에 세금을 납부한다. 여러 금융회사와 거래하는 투자자의 세금 보정은 다음해 5월에 해준다. 가령 한 투자자가 2023년 A 금융회사를 통한 투자에선 1000만원 이익을 냈고 B 금융회사에선 500만원 손실이 났다면 순이익 500만원에 대해서만 100만원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2023년엔 1000만원 이익에 대해 200만원의 세금을 원천징수로 뗀다. 이 투자자는 2024년 5월에 10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정부는 또 2023년 주식 전면 과세로 대규모 매도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주식 의제취득시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새로 과세 대상이 되는 소액주주들은 주식 취득 시기를 2022년 말로 쳐준다. 2022년 말 해당 주식의 종가와 실제 취득가액 중 큰 금액을 양도차익 계산 때 적용해준다는 얘기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