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연구소에서 건강한 토퍼·매트리스 개발
 이브자리의 지철규 경영총괄 대표(왼쪽)와 장준기 수면환경연구소장이 서울 본사에서 기능성 소재 개발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다.

이브자리의 지철규 경영총괄 대표(왼쪽)와 장준기 수면환경연구소장이 서울 본사에서 기능성 소재 개발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다. 상당수 중소기업이 신기술·신제품 개발에 소극적이다. 국내 굴지의 침구업체인 이브자리는 '토털 슬립케어 기업'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사업 영역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 40년이 넘는 '장년 기업'이지만 도전정신은 청년 못지않다.

지철규 이브자리 대표, 하루 8시간…인생의 3분의 1은 '꿀잠'에 쓴다

이브자리는 이불·요·베개 등을 만드는 업체다. 국내 굴지의 침구업체일 뿐 아니라 업력이 44년에 이른다. 이 회사는 조금 특이한 회사다. 우선 연구소를 두 개나 보유하고 있다. 수면환경연구소와 디자인연구소다. 침구란 좋은 재료를 넣어 잘 꿰매면 되는 게 아닌가. 침구업체 중 이렇게 연구소를 두 개나 운영하는 업체는 드물다.

이 회사의 경영전략을 총괄하는 지철규 대표(59)는 “수면환경연구소는 2003년 설립돼 17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며 “연구에 직·간접으로 관여하는 인력이 50명이 넘고 외부 전문가들과도 긴밀하게 협력한다”고 말했다. 무엇을 연구하는 것일까. 장준기 수면환경연구소장(60)은 “사람은 인생의 3분의 1을 자면서 보낼 정도로 수면이 중요하다”며 “건강한 수면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에 대해 집중 연구한다”고 설명했다. 각종 실험과 세미나 등을 통해 연구하는 분야는 △패브릭과 속통 등 덮는 제품 △베개 등 베는 제품 △토퍼와 매트리스 등 까는 제품 등 크게 세 가지다. 이는 신제품으로 연결된다. 장 소장은 “코는 왜 고는가를 연구하다가 수면전문가들과 공동으로 코골이 개선 베개를 최근 선보였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제품 구색도 갖추고 있다. 지 대표는 “우리가 취급하는 제품을 종류, 사이즈, 색깔별로 세분하면 무려 1만4000여 종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를 갖추려면 원부자재 발주, 생산, 외주가공, 유통, 재고 확보 등의 문제가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 선택과 집중을 하면 경비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소비자를 중시한다.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시하기 위해 이런 구색을 유지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신제품을 지속 개발한다.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제품도 연구하고 있다. 건강한 수면 환경과 관계있는 제품이다.

이 회사는 창업 50년을 바라보며 세 가지에 주력하고 있다. 첫째, 연구개발 경영이다. 특히 친환경 제품 개발이 중요한 목표다. 건강한 수면환경 연구를 토대로 기능성 천연소재를 찾아내 신제품에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확대할 계획이다. 장 소장은 “천연 소재인 면과 삼베 등을 중심으로 이들 소재가 지닌 자체 항균능력을 강화하는 연구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둘째, 단순한 침구업체에서 한 걸음 나아간 토털슬립케어 경영이다. 장 소장은 “토털슬립케어 기업이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다양한 수면 연계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이는 침구에서 침실로 상품을 확대한다는 의미인데 그중 하나가 매트리스”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매트리스 업체는 스프링이나 구조 등에 중점을 둔다면 우리는 소재와 원단 등에 강점이 있는 제품을 개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셋째, 상생경영이다. 고객·파트너·직원·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상생하는 경영이다. 이 회사는 종업원 지주제를 채택하고 있다. 종업원과 협력업체 등이 전체 주식의 50% 이상을 갖고 있다. 대개 기업은 사원을 채용하면 매출과 이익 등 정량적인 목표 달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신입사원에게 봉사정신부터 가르친다. 보육원과 양로원을 다니며 봉사하는 삶을 체득하도록 한다. 연간 약 2000채의 이불과 요를 복지시설에 기증하고 수십 년 동안 식목행사를 해온 것도 이런 정신의 일환이다. 눈이 내리면 회사 앞마당보다 사람 통행이 많은 큰길을 먼저 쓸도록 교육한다.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을 몸으로 익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지 대표는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땀흘려 노력하고 과실을 고루 나누는 상생경영을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낙훈 한경글로벌강소기업연구원장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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