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플로이드 사건'의 교훈…조직의 존재이유를 되묻다
요즘 SNS에서 검은 리본을 쉽게 볼 수 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추모하는 네티즌이 검은 리본을 자신의 SNS에 걸어두면서 온라인에서 퍼지고 있다. 지난 5월 우리는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희생된 한 흑인 남성의 소식을 전해 들었다. 사건명 ‘조지 플로이드’는 그 희생자의 이름이기도 하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관련해 흥미로운 견해를 제공하는 책이 얼마 전 출간됐다. 말콤 글래드웰의 《타인의 해석》이다. 사실 미국에서 경찰관의 과잉 진압, 특히 흑인에 대한 과잉 진압은 이전에도 종종 들려오던 소식이다. 많은 사례를 기반으로 쓰인 책 《타인의 해석》을 통해 우리는 이런 경찰관의 과잉 진압에 대해 또 하나의 해석을 얻을 수 있다.

《타인의 해석》은 흑인 여성 샌드라 블랜드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블랜드의 이야기는 차선 위반, 과잉 진압, 유치장을 거쳐 결국 그의 자살로 요약된다. 글래드웰은 ‘왜 경찰관과 블랜드가 결국 그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그중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경찰관이 과잉 행동을 한 이유에 대한 해석이다. 경찰관은 그날도 별일 아닌 것들로 남들보다 훨씬 많은 딱지를 뗐다. 그러다가 차선 변경에서 더 일찍 깜빡이를 켜지 않은 블랜드를 단속했고, 나중에는 강력범에게 하듯 뒤로 수갑을 채워 유치장에 넣었다. 가벼운 법규 위반치고는 상당한 과잉 진압임에 틀림없다.

경찰관의 과잉 행동은 왜 일어났을까? 책은 마지막에서 미국 경찰 조직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해석한다. 경찰 조직은 범죄율이 높은 지역에서 특정 구역을 지나칠 정도로 순찰하고 단속하면 범죄율을 극적으로 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윽고 전국에 이 지침을 알렸다. 범죄율이 높지 않은 대다수의 지역에는 어울리지 않는 지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블랜드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경찰도, 플로이드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경찰도 결국 자신이 근무하던 곳과는 어울리지 않는 지침을 충분히 따랐을지 모르는 일이다.

우리는 이들 끔찍한 과잉 진압 사건으로부터 교훈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조직이 구성원에게 제시하는 목표는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와 맞닿아 있어야 한다. 경찰이 범죄를 소탕하는 것은 경찰의 존재 이유이기는 하지만 본질적이지는 않다. 범죄 소탕도 결국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징검다리이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의 경찰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성실하게 봉사하지만, 시민을 범인으로 잘못 해석할 수 있는 여지는 항상 존재한다. 그 오류를 바로잡는 것은 조직과 리더의 책임이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의 교훈…조직의 존재이유를 되묻다
조직은 구성원들에게 조직의 방침을 조직의 존재 이유와 함께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과제를 부여할 때는 그 과제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조직과 리더의 노력으로 우리 모두는 더 의미 있게 일할 수 있다.

양신혜 < IGM세계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