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중고차 시장 키워드는 'U·S·E·D'
올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 속에서 국내 중고차 시장의 트렌드를 현대글로비스 오토벨 거래 데이터를 통해 살펴봤다. 키워드는 U·S·E·D로 요약된다.

○Untact(비대면)

코로나는 그간 이뤄지던 대면 거래 형태를 완전히 뒤집어놨다. 사람과 사람의 거리가 멀어지면서 접촉 마케팅은 어려워졌다. 중고차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올 들어 5월까지 현대글로비스 중고차 경매장에 출품된 차량의 낙찰률은 57.6%로 예년 평균 낙찰률(62%)을 소폭 밑돌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비대면 마케팅이 필요충분조건으로 떠올랐다. 현대글로비스도 신규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국내 최초로 론칭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한 중고차 비대면 경매 시스템 ‘오토벨 스마트옥션’이다. 오토벨 스마트옥션은 현대글로비스가 실행하고 있는 오프라인 중고차 경매를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하나로 통합한 디지털 경매 시스템이다.
상반기 중고차 시장 키워드는 'U·S·E·D'
○Sedan(세단)

올 상반기엔 세단의 도약이 눈에 띈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승용차 판매 비중 중 세단은 48.5%였다. 2017년 같은 기간 50.1%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세단 판매량은 19만1591대로 작년 동기(16만8480대)에 비해 13.7% 늘었다. SUV 비중은 40.2%로 작년과 같은 수준이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세단이 인기였다. 상반기 현대글로비스 중고차 경매에 가장 많이 출품된 차량 1~3위 모두 세단이 차지했다. 그랜저HG가 1745대로 가장 많았고 아반떼AD(1625대), 쏘나타LF(1259대) 순이었다. 그랜저는 가장 많은 물량이 나온 만큼 총 낙찰대수도 871대로 가장 많았다. 낙찰률은 70%로 인기 차종인 포터(74%)를 바짝 뒤쫓았다.

○Eco(친환경)

신차 시장의 친환경 기조가 중고차 시장에서도 서서히 퍼지고 있다. 상반기 현대글로비스 중고차 경매에 출품된 친환경차는 3113대로 전체의 10%가량을 차지했다. 낙찰된 차량은 1881대였다. 내연기관 성격을 갖고 있으면서 친환경 차량 역할을 하는 액화천연가스(LPG) 차종이 인기다. 쏘나타LF LPi 모델이 368대 출품됐고 그랜저HG LPi(258대), 더 뉴 K5 LPi(196대) 순이었다. 아직까진 중고차 시장에서 전기차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 통상적으로 신차가 나오고 중고차 시장으로 넘어오는 데 약 5년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가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Digital(디지털)

비대면 마케팅이 중요해짐에 따라 많은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서둘렀다. 주요 중고차 업체들도 비대면과 디지털이 결합된 신규 플랫폼을 내놓으며 소비자를 맞았다. 현대글로비스는 오토벨 스마트옥션 시스템을 도입하기 전 매주 경기 분당(화요일)과 시화(금요일), 경남 양산(목요일)에서 각각 경매를 진행했다. 분리 처리되던 중고차 매물 정보가 하나의 대형 클라우드 서버에서 관리가 가능해지면서 경매장 3곳에 출품된 중고차의 세부 정보 공유와 PC모바일을 이용한 실시간 원격 입찰이 가능해졌다.

1900여 개 중고차 매매업체는 지역에 관계없이 1주일에 3번 열리는 모든 자동차 경매에 오프라인 경매장은 물론 어느 장소에서든 개인용 컴퓨터와 휴대폰,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이동 거리를 줄이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경매 환경이 마련되면서 매매업체의 편의성과 효율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정민 < 현대글로비스 매니저 jmlee@glovi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