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전시장과 한옥 호텔을 지어 한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조성하는 게 훨씬 더 큰 경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신동은 서울 북촌지구단위계획 재정비 민관협의체 위원은 19일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에 문화공원을 조성하는 건 지역의 발전 가능성을 가로막는 행위”라며 이같이 말했다.

신 위원은 지난 17일 인근 지역 주민 400명의 서명을 받아 “서울시 계획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그는 2000년 북촌에 터를 잡은 뒤 이 지역에서 20년 가까이 거주했다.

신 위원은 “서울시가 알짜 부지에 문화공원을 만든다는 건 낭만적인 발상”이라며 “지역 주민의 뜻에도 반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송현동 부지는 경복궁 인근에 있어 국제 컨벤션센터, 호텔 등을 설립하면 외국인 관광객 유치의 핵심 지역이 될 수 있다”며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역사·문화적 가치를 지닌 땅에 공원을 조성한다면 어떤 점에서 차별화를 이룰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송현동 부지 인근에 사직공원, 낙산공원이 있는 만큼 민간 개발을 통한 지역 차별화로 관광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 위원은 서울시의 행정 절차도 문제삼았다. 그는 “대한항공의 사유지인 송현동 부지를 일방적으로 공원화하겠다는 서울시의 행정 절차는 민주적 정당성이 부족하다”며 “관광 효과가 큰 지역에 규제를 풀어주지는 못할망정 공원화 계획 강행으로 성장 가능성까지 가로막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들 의견을 반영해 지역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4일 대한항공이 소유한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북촌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을 공고했다. 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이 자구안 중 하나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땅이다. 대한항공은 부지 매각을 통해 6000억원 이상을 수혈할 계획이었지만 서울시의 공원화 방침에 가로막혀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