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 비상경제 중대본회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항공·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협력업체를 돕기 위해 7조원 규모의 유동성이 공급된다. 협력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금난을 겪으면서 기간산업 전체가 위태로워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19일 제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 중대본) 회의를 열어 기간산업 협력업체와 자동차 부품업체에 대한 지원 방안을 확정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회의를 주재하며 “자동차 부품 공급 차질로 완성차 공장이 멈췄던 ‘와이어링 하네스 사태’가 다시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간산업 협력업체에는 5조원 규모의 유동성이 공급된다. 40조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중 1조원을 출자해 설립된 특수목적기구(SPV)가 시중은행의 협력업체 대출 채권을 매입해 유동화증권(P-CLO)을 발행하는 방식이다.

지원 대상은 올해 5월 1일 이전 설립된 기업으로 항공, 해운 등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 업종 내 기업으로 제한된다. 대출 한도를 모두 소진한 협력사도 지원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구조적 취약 요인이 있던 기업은 제외된다. 운영자금 외 대출 상환 등에 사용하는 것도 금지된다. 정부는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하면 실제 유동성 공급은 7월 말께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달초부터 車부품업계 2조 지원…기간산업 협력社는 내달 하순부터
협력사에 긴급자금 7조 지원


정부가 기간산업 협력업체 지원을 위해 7조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협력업체들의 경영난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당장이라도 지원을 필요로 하는 협력사들이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지원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활용한 5조원의 유동성 공급 대책 외에 자동차 부품업계를 특정해 2조원의 금융 지원책을 내놓은 것은 이들의 부실률이 다른 산업보다 높다고 판단해서다. 지난 4월 기준 자동차산업의 신용보증기금 보증 부실률은 4.5%로 전체기업(3.0%)보다 높았다.

자동차 부품업체를 위한 금융지원은 현대자동차가 약 1200억원의 출연을 확정하면서 시작됐다. 2700억원의 상생특별보증, 300억원 규모의 미래 자동차 프로젝트, 35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 대출에 현대차의 출연금이 들어간다. 이외에도 해외 현지법인의 해외 자산 담보 대출(수출입은행), 3000억원 규모의 원청업체 납품대금 담보부 대출 펀드(캠코), 특별자금을 활용한 신용도 무관 1조원 지원(산업은행) 등이 대책에 포함됐다.

정부는 6월까지 세부 내용에 대한 협의를 마친 뒤 7월 초 바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다른 완성차업체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추가 출연을 추진 중”이라며 “금융지원 규모는 2조원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5조원 규모의 기간산업 협력사 지원은 이보다는 늦어질 전망이다. 현재 기간산업안정기금은 항공과 해운 업종만 지원이 가능한데 협력업체 지원도 기안기금 지원대상의 협력업체로 한정된다. 항공과 해운 이외 업종의 협력사가 지원을 받으려면 기재부 협의와 금융위원회 지정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정부는 법적 절차는 이달 말까지, 실무 준비는 7월 중순까지 한 뒤 이르면 7월 하순부터 대출이 시작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동화증권 발행은 9월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이날 정부는 금융지원 외에 기업인과 수출 물류의 이동을 지원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기업인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서는 한·중 간 도입한 입국특례제도를 베트남·싱가포르·아랍에미리트(UAE)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파 위험이 낮은 국가에 단기 출장 후 귀국 시 자가격리 면제 적용도 추진된다.

물류는 기존 항공·해운의 수송능력을 확충하고 비용절감을 지원한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요 20개국(G20), 아세안+3 등과 다자 간 협력을 통해 인적 이동 가이드라인, 국제공조 모델 등 큰 틀의 국제적 규범 마련도 추진한다.

이날 정부는 매주 구조조정 실무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경제 중대본 이후 브리핑에서 “기업 구조조정은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다루고 있는데 최근 이 회의를 보좌하는 실무협의체를 매주 개최하고 있다”며 “채권단의 금융 논리, 산업 생태계 등 산업적 측면, 고용 등을 고려하며 구조조정 현안을 관리 중”이라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