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배달 과정에서 물품이 파손되거나 분실되면 택배회사가 한 달 안에 배상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8일 이 같은 주요 내용을 담은 택배 표준 약관 개정안을 지난 5일부터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이 손해 입증서류를 택배사에 제출하면 30일 이내에 배상해야 한다.

기존에 택배 파손·분실 사고가 발생하면 택배사와 택배기사, 대리점 등이 서로 책임을 떠넘겨 소비자가 보상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공정위는 “계약 당사자가 택배사인 만큼 일단 소비자 배상 의무를 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상황에 맞춰 택배 기사와 고객이 직접 만나지 않는 배송을 위한 근거도 마련했다. 고객이 미리 지정한 장소에 택배 기사가 물품을 가져다 놓기만 해도 배송이 완료된 것으로 표준약관에 규정했다. 기존에는 휴대폰 문자서비스 등을 통해 문의 전화번호 등이 담긴 ‘부재중 방문표’를 전달해야 택배가 완료된 것으로 인정받았다.

개정된 약관에서는 또 콜센터와 홈페이지,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택배사가 고객에게 화물접수와 취소, 환불, 배상 절차 등에 관한 기준을 안내하도록 했다. 택배를 이용하는 고객은 배송정보를 정확히 기재하고 화학류 등의 금지 물품은 맡기지 않는 의무를 부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해 택배 물량이 28억 개에 달할 정도로 관련 시장이 성장했지만 이용자의 편익과 관련된 약관 보장 내용은 미흡했다”며 “소비자가 택배 이용 과정에서 더 많은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