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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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0.5%로 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일부 금통위원들은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자본 유출이나 유동성 함정 우려가 없는 금리 수준의 하단)에 근접한 만큼 양적완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금통위의 금리인하 결정은 이주열 총재와 윤면식 부총재, 고승범·임지원·주상영·서영경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한은이 16일 공개한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통화정책 관련 토론 과정에서 한 금통위원은 “현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상당히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적완화를 비롯한 비전통적 정책수단의 도입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다른 금통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영란은행이 정책금리를 제로가 아닌 연 0.5% 수준에서 운용하면서 국채매입 등 양적완화를 시행했다"며 "한국도 영국의 경험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닿았기 때문에 양적완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실질 기준금리(명목 기준금리에서 물가를 제외한 금리 수준)가 상승하고 있어 금리 정책으로 대응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양적완화 등 다른 정책수단의 활용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결정 과정에서도 금통위원들은 실효하한에 근접했다고 강조했다. 한 금통위원은 "향후 기준금리의 추가인하 여지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통위원은 한은의 국채 매입을 주문했다. 이 금통위원은 "정부가 국채 발행과 확장적 재정정책에 나서면서 재원조달 비용의 감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통화당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므로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국고채 매입을 통하여 시장 전반의 금리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