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는 지난해 9월 직속 팀으로 ‘모바일뱅크 추진단’을 꾸렸다. 모바일뱅킹 개선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디지털 아이디어 회의체인 ‘디지털 아이디어보드’를 운영해 전사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이런 노력을 통해 짧은 기간에 KB저축은행의 모바일 앱인 ‘KB착한뱅킹’에 간편인증과 목소리 이체 등 사용자 편의성을 크게 개선했다. 신 대표는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조직과 문화를 만들겠다”며 “다음달 출시할 금융플랫폼이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첫 신분증 확인 전면 자동화

KB저축은행은 지난해 4월 간편인증기능을 대폭 강화한 모바일 앱 ‘KB착한뱅킹’을 선보였다. 스마트폰 한 대에서만 모바일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도용 위험을 줄였다. 공인인증서, 보안카드 없이 생체인식이나 비밀번호 등 간편인증만으로 금융거래가 가능하게 했다. 모바일 앱에 익숙하지 않은 고연령층 소비자들은 음성인식으로 로그인과 메뉴 찾기, 소액이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하루 50만원 이내에서 간편송금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KB저축은행은 업계 최초로 저축은행중앙회와 공동으로 행정안전부 ‘비대면 신분증 진위확인 서비스’ 승인신청을 추진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갖추고 나면 본인확인 절차가 자동화돼서 계좌개설에 걸리는 시간이 대폭 줄어든다. 영업시간 외에도 24시간 계좌 개설이 가능해진다. KB저축은행은 모바일 채널 비중을 늘려서 대출모집인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대출모집인 수수료를 아껴 대출금리 인하나 모바일 앱 개선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KB저축은행은 다음달 초 모바일 앱 개편을 앞두고 있다.

QR코드를 이용한 모바일증명서 발급서비스는 KB저축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도입했다. 모바일 앱에서 잔액증명서나 금융거래확인서 등 10가지 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실시간으로 진위확인도 가능하다. KB착한뱅킹 앱을 통해 모바일증명서를 PDF이미지로 다운받거나 팩스로도 전송할 수 있다. 기존 증명서와 달리 한 번 발급받아 여러 차례 복사할 수도 있다. 발급 수수료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내부적으로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업무영역별로 RPA 적합성을 판단해 대출 사후관리나 금융거래정보제공 등 10가지 업무에 시범 적용했다.

○24시간 모바일로 대출금 지급

대출도 전면 자동화하기로 했다. 사용자 로그인 단계부터 대출금을 받기까지 모바일로만 가능하도록 모바일 앱을 대폭 개선할 계획이다. 지금도 고신용자 등에게는 자동심사와 대출약정, 송금 등이 자동화돼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소비자는 직원이 직접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부분까지 자동화하겠다는 것이 KB저축은행의 목표다.

행안부와 함께 추진 중인 비대면 신분증 진위확인 서비스가 도입되면 KB착한대출을 24시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KB착한대출은 최저 연 5.9% 금리에 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는 대출 상품이다. 기존 햇살론에 전자약정 등을 도입해 비대면화한 ‘온라인햇살론’도 있다. 지점방문과 서류제출 없이 대출할 수 있는 상품이다. 평균 3일 넘게 걸리는 대출심사기간을 1시간 이내로 줄였다. 비대면화로 아낀 비용을 기존 햇살론 대비 연 1.3%포인트 낮은 대출금리를 제공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비교적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도 있다. 최대 연 5%의 금리를 주는 KB착한누리적금이 대표적이다. 비대면으로 가입하면 12개월 기준으로 최대 연 5% 금리를 주는 상품이다. 최근 저축은행 업계 12개월 평균 적금금리인 연 2.47%보다 연 2.53% 포인트 높다. 100일 일일적금 상품인 KB꿀적금은 연 2.2%를 준다. 저축은행 6개월 평균 적금금리인 1.98%보다 0.3%포인트가량 높은 금리를 받는 상품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